책날개에 실린 본문의 글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죽은 것처럼 존재감 없는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살아있는 상태로 죽을 권리. 이것도 하나의 권리다. 나에게 선택하라고 말하면 어떤 삶과 죽음을 택할 것인가. 그리고 나의 죽음의 순간은 어떤 모습일까.
멋지게 삶을 마감하고 싶지만, 살고 싶은 마음. 이것이 죽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중적인 마음이 아닐까.
죽음을 매일 바라보는 의사는 환자들을 바라보며 죽음과 삶을 반복해서 생각했을 것이다. 삶과 죽음의 카테고리까지 만들며 관련 서적을 읽고 포스팅해왔다.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관하여''참 괜찮은 죽음''죽은 자 곁의 산 자들' 세 권의 책 모두 죽음을 통해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죽음이 물었다' 이 책 역시 죽음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는 책으로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앞에 읽은 세 권의 책과는 다른 결이 읽히는 책이다.
'죽음이 물었다'라는 책은 삶과 죽음이 끊임없이 대립하며 싸우는 느낌을 자아내는 책이다. 죽을 수밖에 없지만 죽고 싶지 않아. 이것이 죽음을 앞둔 이들의 공통된 심리가 아닐까. 그 기분이 어쩔 수 없이 책에 묻어나다 보니 묻어나는 모순적인 감정들이 슬프게 읽힌다. '죽음이 물었다'가 이야기하는 삶과 죽음의 시야와 사유는 무척이나 깊어서 몇 번을 눈물짓게 했다. 삶과 죽음의 양가감정과 그것을 초월한 아쉬움 없는 죽음의 길까지. 삶과 죽음의 순리를 여행하는 책이라 마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