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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섬은 자연 속 특정 동물을 '적'으로 간주한다. 하나의 개체가 줄이기 위한 결과로 다른 문제가 생겨난다. 갈매기가 줄자 뱀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은 뱀을 잡기 위해 싸웠고, 다음은 여우를 잡기 위해 불을 놓게 된다. 여우를 잡기 위해 놓은 청산가리가 물을 오염시키고, 산에 놓은 불이 마을을 불태운다. 섬은 그렇게 망가졌다.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이 책이 '다수의 독재'라 표현한다. 전 대통령은 모든 절차는 지극히 민주적임을 주장한다. 다수가 동물을 죽이는 것을 긍정했다. 이 책이 가장 무서운 점은 섬이 무너지고 망가지는 과정이 지극히 민주적이었다는 것이다.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다양한 책들이 소환되었다. 국가 시스템의 무능과 맹점을 다룬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조지 오웰의'동물농장' 그리고 나치에 동조한 독일 국민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왜 그랬을까, 왜 그래야만 했을까.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정치와 사회를 대하는 관심과 시선, 책임을 한 번 더 상기시킨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싸움을 의견 차이로 인한 사람과 사람의 싸움으로 번져갔다. 마지막 섬에서 최종적 승자들은 의심하고 생각하고 싸운 자들이다. 책 안에서는 갈매기와 구멍가게 아들이 그러하다. 상황을 외면하고 방기한 대가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되었다.
읽는 내내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매력적인 책이다.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사회를 반추할 수 있는 매력적인 문장을 만날 수 있다. 책을 덮은 순간에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개개인의 책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여지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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