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상상력 공장 - 우주, 그리고 생명과 문명의 미래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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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상상력 공장'은 권재술 교수의 전작 '우주를 만지다'를 너무 애정 했기에 출간부터 기대를 많이 한 작품이다. 기대감이랑 항상 배신을 하기 마련인데, '우주 상상력 공장' 역시 전작 '우주를 만지다'와는 다른 결을 가진 작품이다. 

전작 '우주를 만지다'가 천체와 관련된 다양한 이론들을 문학작품과 함께 친하게 접할 수 있는 과학 입문서에 가깝다면, 후속작인 '우주 상상력 공장'은 보다 다양하게 우주와 삶, 과학을 엮는다. 생명의 탄생과 문명, 종교와 UFO, 종말까지 더 깊이를 더한 과학 에세이다. 

무한한 상상력을 품고 있는 우주 세계를 과학자의 이론과 상상력으로 보다 깊이 있게 다룬 것이 장점이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그걸 우주와의 연관성에 감탄을 하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이다. 조금 더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아쉬움과 여운이 깊은 책이다. 다만 432쪽이라는 두께만큼이나 인문학과 우주를 넘나드는 이야기는 난이도가 있다. 저자는 친절하고 쉬운 이해로 이야기를 설명하지만 어느 순간 흐름을 놓치면 독서의 흐름을 놓치게 된다. 

우주와 관련된 에세이를 읽고 싶다면 첫걸음은 '우주를 만지다'를 추천한다. 우주와 관련된 시, 에세이 등 다양한 문학적 작품들을 수록해서 쉬어가는 페이지가 많다.(사실 그 시들만 읽어도 재밌다) 그리고 더해지는 과학적 지식에 여러 번 읽어도 지루함이 없는 책이다. 그리고 더 깊이 있는 우주와 인문학적 에세이를 읽고 싶다면 이 책 '우주 상상력 공장'을 추천한다. 방대하고 다양한 우주와 인간,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압축해놓은 에세이다.

위에도 설명했듯 쉽게 설명하는데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어렵지는 않은데 어렵게 느껴지는 책이다.(읽으라는 걸까?) 하지만 천제 물리와 우주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혹은 SF 소설을 창작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인문학적 사유에 깊이를 더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라 추천하는 책이다. 

우주는 그 어떤 몽상가의 상상보다 더 대단한 일이 벌어지는 공간이다.라는 저자의 글처럼 우주는 무한한 가능성과 이야기를 품고 있다. 저자 권재술 작가는 무한한 이야기의 바닷속에 떠도는 상상력을 조근조근하게 정리해놓았다. 이런 과학 에세이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작가에게는 항상 고마움을 느끼지만 출판사와 편집팀에 고마움을 생각한 적은 많지 않다. '우주 상상력 공장'은 존재 자체에 감사하게 되는 흔치 않은 과학 에세이다. 작년과 올해 많은 과학 에세이를 읽었으나 정말 손가락 안에 꼽는 멋진 에세이다. 앞으로 에세이 추천을 한다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책이 될 듯하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우주 그 너머의 존재에 대해

'우주 상상력 공장'은 텍스트와 콘텍스트를 넘나드는 책이다. 이를 이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주제가 '존재'에 대한 고찰이다. 과학에서의 존재란 '물질'이며 이는 양성자와 중성자라는 존재로 더 세부적으로 쪼개다 보면 아직 관찰되지 않는 '쿼크'라는 존재까지 다다르게 된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존재를 이야기는 과학에서 존재란, 물질이지만 비물질을 추가하는 것과 같다. 

미국 시인이자 사회활동가인 뮤리엘 러카이저는 '세계란 원자가 아니라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라 표현한다. 저자는 과학자로선 쓰린 이야기지만, 이 표현은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의 결과라 설명한다. 텍스트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 존재라 저자는 설명한다. 타인을 묘사하는 것, 세계의 지역 모든 것이 텍스트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 이면의 타인의 내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의 그 이면을 해석하는 것 그것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영역이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욱 존재론적이라 설명한다.

그래서 우주는 원자로 존재하지만, 그 이면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물질을 포함하며 그 모든 것들을 각각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 모든 것이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창조와 진화, 끝없는 논쟁

과학과 종교의 예민한 논쟁. 많은 이들이 기피할 것 같은 이야기를 저자는 부드러운 어조로 설명한다. 우리 주변을 움직이는 생명체들은 알면 알수록 오묘하고 신비한 생명체이다. 이 신비한 생명은 우주의 전지전능한 누군가가 만들었다는 생각은 근거가 없어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손에서 연구 개발되는 진화론은 완벽한 학문이 아니다. 그 안의 이론들을 끊임없이 수정되어 완벽이란 이상을 향하 달려가는 중이다. 창조론은 진화론과 대비되는 오류 속에도 틀릴 수 없는 완벽, 이상이다. 그 상충과 모순을 저자는 우문현답으로 답한다.

창조론은 옳을지 모르지만 과학이 아니고, 진화론은 틀릴지 모르지만 과학이다. 

종말, 태종

모든 것은 끝이 있다. 세상에도 끝이 있고, 당연히 우주도 끝이 존재한다. 진정한 시작과 끝을 태초(太初) 태종(太終)이라 부를 때, 이는 과학에서 답하기 어려운 이야기라 말한다. 과학은 시작 후의 학문이자, 끝나기 전의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철학의 문제일 수 있지만, 과학의 증명적인 논제가 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한다. 확실히 어려운 이야기다. 

종말 이후에는 무엇도 없는 무의 영역이어야 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생명, 정신, 과학, 종교의 종말은 인문학과 과학의 영역을 넘나드는 심도 깊은 고찰의 철학적 영역을 논한다.

100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이 말하는 영원과 그 이후의 무의 세계. 별까지는 고사하고 지구도 벗어나지 못하는 애처로운 존재들이 생각하는 무한한 우주와 영원에 대한 이야기는 위대한 것일까? 애처로운 것일까? 아니면 서글픈 것일까? 저자는 TS 엘리엇의 글로 끝을 맺습니다. 

이것이 세상이 끝나는 방식이라네

뱅이 아니라, 흐느낌으로

호레이쇼여, 하늘과 땅에는 너희 철학이 몽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네

윌리엄 셰익스피어

'우주, 상상력 공장'에서 놀라는 것은 저자 권재술의 인문학적 지식이다. 대부분의 과학에세이는 과학을 얘기한다. 인문학적 학술을 이야기한다면 그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 개인의 관심사가 한 곳에 치중되어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한계라 할 것이다. 저자의 관심사는 대체 어디까지 가는지 문학과 철학을 넘나들며 이를 과학과 엮어 나간다. 일전에 언더그라운드도 지하세계를 인문학과 문학적 고찰로 기술해서 놀라움을 선사했다. 그 역시 놀라웠으나 이는 영역을 더 확장해서 우주와 인생사를 이야기한다. 반할 수 밖에 없다.

아름다운 인용구와 조금은 어려운 과학 이론, 과학에서 끝나지 않고 인생사와 삶을 가져오는 인문학적 사유까지 이 책을 가히 올해 읽었던 최고의 에세이 중 하나로 꼽는 이유 중 하나이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927425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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