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부터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까지.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월든에 진심이다. 이렇게 관련 서적을 읽을 정도면 차라리 '월든'을 다시 읽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다.
월든은 정말 좋은 책이고, 아름다운 문장들을 기억하고 있다. 대학교 시절 과제를 하면서 힘들게 읽었던 기억 때문일까. 이상하게 이 책 '월든'은 손이 가질 않는 것이다. (어쩌면 그 두께와 양 때문일 수도 있다. 자매품으로 스토너가 있다.) 하여 조금 편하게 아름다운 문장들을 접할 수 있는 대체제를 끊임 없이 찾아 나선다. 문장이 워낙 좋다보니 어떤 책을 골라도 가치를 선물한다.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은 미국의 유명 작가 존 포슬리노가 '월든 Walden''시민 불복종 Civil Disobedience''걷기 Walking' 그리고 일기 속 명문장을 담아 그림과 함께 엮은 그래픽 노블이다. 월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보고 싶었는데, 여러 책의 문장들을 재구성한 그림 에세이인 점이 조금 아쉽지만,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명문장들은 두 번, 세 번 아니 열 번 읽어도 아름답기만 하다.
월든을 읽고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월든 속 명문장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람들은 조용한 절망 속에서 살아간다' 유명한 월든의 문장을 찾으며 얼마나 소름 끼치던지. 사람들은 조용한 절망 속에서 살아간다. 최근 맘이 좋지 않은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사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맘이 좋지 않은 아픈 일들이 버겁다. 티가 나지 않는 조용한 절망. 문득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라고 말하던 이성복 시인의 시가 생각났다. 위대한 작가란 시대의 아픔을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