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역설 - 관계, 사랑, 인생이 내 마음처럼 안 되는 이유
강현식 지음 / 유노책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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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 되라고 하는 말이라 한다. 가족들이 하는 말 중 딸과 자녀, 형제자매의 불행을 바라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세상에 자신의 불행을 바라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모두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결과는 의지를 예측과 희망을 배신한다. 번번이 의지를 배신한다. 대체 그 이유가 뭘까. 

더 잘 살자고 하는 붐은 웰빙이라는 단어로 최근에는 많은 심리 관련 프로그램을 반영하기에 이르렀다. 아이들, 반려동물, 개인의 고민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일 테지. 베스트셀러에서 다양한 자기 계발서가 베스트셀러에 자리한다. 많은 이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미디어를 통해 접한 심리학 서적이나 자기 계발서를 보고 위안을 받거나, 마음을 다잡고 그들을 롤 모델 삼아 따라 하기도 한다. 그들은 모두 심리학의 가르침대로 행복해졌을까. 

심리 상담 대표였던 저자는 이론과 달리 전혀 반대의 효과가 나타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사람, 개개인의 마음은 특히나 복잡하기에 모두 동일한 효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때론 실패나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 행동으로 인한 모순에 빠지기도 한다. 전문가인 저자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상담의 실망과 좌절을 보면서 이를 쉽게 설명하는 법을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가 이를 설명하고 하는 키워드는 '역설'이다.

외부에서 긍정적인 자극이 발생되면 그것을 또다시 얻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전혀 다른 결과로 도출되기도 한다. 칭찬의 역설에서 인간은 칭찬을 받기 위해 과정이 아닌 결과에 집중하게 만들 수 있다. 칭찬은 결과를 평가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에게 행동할 의욕과 성취를 떨어뜨릴 수 있다.

'심리학의 역설'은 기존에 나온 베스트셀러 이면에 감춰진, 혹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좋다고 생각해서 한 행동들 이면에 숨겨진 오해들을 행동 심리학의 관점에서 고찰하는 책이다.

일상에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상대를 칭찬했는데, 상대가 그것을 곡해해서 듣는 경우가 있다. 내 딴에는 상대를 배려했는데 상대가 그것을 이용하려 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또는 상대를 배려한 행동 이후 그가 나를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대하는 느낌을 받은 때도 있을 것이다. 

이게 뭐지? 싶었던 삶에서 어긋나는 모순들을 짚어주는 책이라 상대의 행동에 상처받는 예민하고 소심한 이들에게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긍정적인 효과를 유발하고자 한 나의 태도가 상대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주거나, 혹은 상대가 오해할 수 있던 지점으로 인해 아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이런 마음들은 내가 받았던 상처 역시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 이 책은 심리학 관련 서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자주 추천하게 될 것 같은 책이다.

책 내용 살짝 엿보기

칭찬의 역설

유명한 책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처럼 칭찬의 긍정 강화 효과가 일의 능률을 올리고 개인을 성장시키는 것은 맞다. 그러나 칭찬은 다음 결과에 대한 불안을 초래하여 일의 효율, 흥미와 열의를 떨어뜨리게 된다. 또한 칭찬을 얻기 위해 개인은 정당한 절차보다 결과에 집중하게 되는데, 칭찬은 과정보다 결과에 집중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더 잘하기를 기대한다면 과정에 초점을 맞춰 격려를 하는 것이 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칭찬은 고래로 하여금 억지로라도 춤을 추게 만들지만, 격려는 고래에게 그 선택권을 준다. 고래가 춤을 추고 싶다면 출 것이고, 날고 싶으면 날 것이다. 또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안 해도 상관없다. 이런 면에서 칭찬은 상대를 위축시키지만, 격려는 힘이 나게 만든다. 격려는 자신의 삶을 살도록 한다는 면에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이제 고래를 바다로 보내자 중에서

긍정의 역설

긍정을 강조할수록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된다. 부정을 부각시키지 않고 긍정을 전달하려면 공감을 중요한 부분이다.

긍정은 강요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자신의 역경을 딛고 일어날 의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긍정주의는 어떤가? 상대방의 상황과 처지, 처한 입장과 의지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긍정을 강요한다. 이런 긍정주의는 오히려 많은 이들의 마음에 있는 부정(걱정과 염려, 분노와 불안, 불쾌감)을 부각시키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회피하게 만든다. 그래서 자신이 담담히 겪어야 하는 현실과 부정적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효과가 배가 되는 긍정 사용법 중에서

비판의 역설

긍정적인 기대는 긍정의 결과를 부정적인 기대는 부정의 결과를 낳지만, 긍정적인 기대라도 부정적인 형태로 전해지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잔소리보다는 '괜찮다'라는 말로 상대의 부담을 덜어주도록 하자. 괜찮다는 표현은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실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는 힘과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를 생각하여 결과를 도출하여 책임감을 갖게 한다.

괜찮다는 말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상대방이 실수하거나 실패했다는 사실을 내가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을 포함한다. 즉, “괜찮아” 앞에는 ‘네가 지금 실수하고 실패했지만’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잘하고 있는 사람, 성공한 사람에게는 “최고야”, “잘하고 있어”라고 말하지 “괜찮아”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또한 괜찮다는 말은 상대방을 질책하거나 비난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때로는 상대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질책과 쓴소리를 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이때도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서만 말해야 한다. 정확하게 상대방의 어떤 행동이 문제인지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상대방의 행동이 아니라 존재 자체나 인격을 비난하는 실수를 한다.

잔소리 대신 ‘괜찮다’고 말하자 중에서

착함의 역설

착한 아이는 상황의 판단 없이 타인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상대의 희망과 다수가 바라는 결과에 따라 악을 행할 위험에 빠지게 된다.

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착함을 강조할까? 이유는 분명하다. 착해야, 즉 타인에게 친절하고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해야 키우기가, 가르치기가 쉽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통제하기가 편하다. 자신들이 편하자고 아이들에게 언제나 착하라고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 착한 것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배움의 역설

더 많은 양의 공부를 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것이 아니다. 성적은 IQ보다 메타인지와 직결이 된다. 메타인지란 배움의 이유와 목적을 알아야 하고 일방적인 가르침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살아가면서 의도치 않아도 기억에 오래 남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사건이 있다. 그 이유는 해당 정보를 편안하게 힘들이지 않고 처리했느냐, 아니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서 처리했느냐에 달려 있다. 더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소비하기에 처음에는 정신적 피로감을 느낄 수 있지만, 우리의 정신력은 몸의 근육과 비슷해서 사용할수록 더 힘이 생긴다.

일상적인 배움을 멈추자 중에서

외로움의 역설

친구를 사귀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 뒤 아이를 낳아도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함께한 상대가 자신을 알아주지 못한다는 생각에 개인은 더 외롭게 될 수 있다. 내면의 외로움을 받아들이고 사람들과 소통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의지하고 기댈 사람을 찾는 성향을 의존성성격 Dependent Personality이라고 한다. 이들은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인생의 큰 결정은 물론이거니와 식사 메뉴를 고르는 일상의 사소한 결정까지 누군가가 대신해 주기를 바란다. 자기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어렸을 적에는 부모에게, 학교에서는 친구에게, 그다음은 연인이나 배우자, 자식에게 의지하는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상대방은 완전히 소진된다. 그래서 결국 떠난다. 그러면 이별을 슬퍼하기보다는 자신의 또 다른 구원자, 즉 자신이 마음껏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 나선다. 마치 흡혈귀가 피를 빨아먹을 사람을 찾아 나서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관계 맺기를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서도 강한 사람이 되자 중에서

읽고 난 후

'심리학의 역설'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긍정적 행동의 이면에 있는 모순들을 설명하는 행동 심리와 관련된 서적이다. 개인의 행동과 다른 결과가 초래되는 이유를 알 수 있어 유용하기도 하지만, 신기하고 재밌기도 한 책이다.

배움의 역설에서 많이 공부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집중적으로 공부하라는 조언은 신기했다. 일상에서도 공부를 이어간다면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도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다.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분은 행위 주최자인 나이다. 타인을 칭찬하고 긍정적으로 말하는 나, 스스로를 자책하는 나, 금방 포기를 하는 나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독자의 기대치와 조금 상이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착함의 역설에서 읽고 싶었던 심리는 착한 개인을 함부로 대하거나 이용하려는 세상의 심리에 대해 알고 싶었으나, 조금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착한 아이가 세상에 순응하고 다루기 쉽기 때문이라는 점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작은 아쉬움을 뒤로하더라도 '심리학의 역설'은 기준을 뒤트는다는 점에서 흥미 있는 책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런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알고 있는 상식들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세상에 대한 개인의 시각을 넓혀 줄 수 있는 책이라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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