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힐링 소설이 뜨는 건 사회가 힘들기 때문이라던데, 최근 베스트셀러를 보면 일본과 한국 사회가 힘든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꿈에 대해 물어오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 노숙인 생활을 하던 주인공이 선행을 한 우연으로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불편한 편의점'까지. 장기간 베스트셀러를 유지하는 책들은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안녕을 선물한다.

2022년 일본 서점 대상 2위를 수상한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책 역시 삶에서 부딪히는 사소한 문제와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책이다. 각박한 세상,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거창한 기적도 아니고 이 책에 나오는 작고 소소하지만 따뜻한 위로가 아닐까.

마블 카페의 마스터부터 시작해서 손님의 이야기, 그리고 그 주변의 인물들로 주인공들은 수건돌리기를 하듯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다시 마블 카페로 돌아오는 이야기의 구성은 삶에서 일으킨 작은 파문이 다시 돌아오는 나비효과를 연상케한다. 잘해보려고 혹은 상대를 걱정해서, 혹은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언제나 고군분투 중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실수와 오해는 우리를 좌절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좋은 인연과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에서 쏟아진 커피가 만들어낸 하트와 '성자의 직진'에서 사소한 오해로 만난 친구들이 다시 만나 메리지 블루를 선물하는 이야기까지. 이 사소한 우연과 구원이 우리의 삶에 주는 따뜻한 위로가 아닐까.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경치를 보며 좋아하는 것 얘기하기

러브레터 중에서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꿈은 하나같이 소소하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회사에서의 인정,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맛있는 코코아를 타주는 것, 상대에게 뜨거운 코코아를 받는 순간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 정도다. 개개인 속물적 근성을 바라보자면 돈 걱정 없이 사는 것, 로또 당첨, 32평형 아파트 등 현실적인 욕망과 욕구가 넘쳐나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이들은 어쩜 이렇게 소소하고 따뜻하기만 할까. 읽는 동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삶에서 숨을 트이게 하는 것은 커다란 집도 많은 돈도 아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문장처럼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경치를 보며 좋아하는 것들을 얘기하는 것이 아닐까.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사랑스러워 행복해지라고 등을 떠밀어주고 싶다. 그들의 행복을 응원하면서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나는 되도록 곧은 길을 가려고 해왔고, 남들에게도 그러길 바랐는데……어디가 잘못된 걸까요?

각 편마다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사소한 실수와 오해로 인해 상처받고 아파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상처는 그들을 성장시키거나, 가르침을 주기도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들에게 그런 결과가 만들어진 건 그들이 노력하기 때문이 아닐까.(삶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다) 노력하는 우리의 삶 모두에게 이 우연하고 사소한 구원이 릴레이처럼 이어지기를 바라며, 갑자기 따뜻한 코코아가 먹고 싶어지는 저녁이다.

ps. 표지에 적힌 권남희 이름 석 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권남희 번역가가 번역한 책은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시선이 옮겨진다. 페이지가 넘어간다. 일본 번역가 중 가장 좋아하는 번역가 중 한 분으로 퀄리티는 기대해도 좋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80266675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