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표지가 너무 좋아서 접한 책이나 나와 궁합이 맞지 않았다. 저자의 삶과 나의 삶이 너무 반대되어 공감을 못하는 이유가 클 것이다. 저자는 평범한 체형에 그다지 살이 찌지 않은 몸으로 태어나 다이어트의 강박으로 몸을 망친 케이스였고, 나는 살이 찔대로 쪘으나 번번한 다이어트 실패를 반복하는 케이스였다. 저자가 가장 살이 쪘을 때도 나와의 몸무게 차이는 내가 가장 살이 쪘을 때의 몸무게 차이와 20킬로 차이가 난다. 지금의 나는 20의 몸무게를 빼고 저자가 가장 쪘을 때의 몸무게에서 5킬로 정도 감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음... 할 말이 없다.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기분이 든다. 좋은 문장을 쓸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평생 다이어트를 한다. 마른 사람들은 마른 사람대로, 통통한 체형은 통통한 대로 각자의 고민이 있다. 다이어트란 개개인의 욕망의 산물에 가깝다. 마르고 통통함의 문제가 아니다. 뼈밖에 없는 모델들도 더 마른 체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 어쩌면 이 책은 개인이 가진 욕구와 목표한 지점을 도달하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에 대한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다.
책 속의 저자는 마르지도 살이 찌지도 않은 평범한 체형이다. 그럼에도 주변의 시선에 연연하여 혹독한 다이어트를 시작한 케이스다. 피팅모델도 했다고 하니 몸매나 외모에 신경을 쓰고 관심도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저자의 경험이 다른 이들과 같을 수 없다.
'가끔은 먹는 게 불행해' 이 책은 다이어트 에세이로 나쁜 책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초반에 몸무게만 기술되어 있고 키가 기술되어 있지 않은 책을 보면서 한국식 다이어트의 폐해가 보여진다랄까. 몸무게 강박증인가 싶은 내용엔 공감이 가지 않았다. 두 번째 문제는 개인의 경험만 이야기하는 에세이다 보니 전체를 보았을 때는 다르지만 초반에는 개인의 사상을 강요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 부분은 너무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초반에 책을 덮기는 이르다, 뒤에는 전혀 다르는 이야기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반의 장벽을 넘어서면 이 책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겪는 일상적인 고민들을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따스하게 조언하는 책이다. 주변의 시선에 의식하지 말라고, 너는 잘하고 있으며, 실패에 너무 자책하지 말라는 저자 나름의 따스한 조언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