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먹는 게 불행해 - 믿을 수 없이 괴롭고, 참을 수 없이 터져나오는 나의 폭식 해방기
수연 지음 / 라곰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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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가 너무 좋아서 접한 책이나 나와 궁합이 맞지 않았다. 저자의 삶과 나의 삶이 너무 반대되어 공감을 못하는 이유가 클 것이다. 저자는 평범한 체형에 그다지 살이 찌지 않은 몸으로 태어나 다이어트의 강박으로 몸을 망친 케이스였고, 나는 살이 찔대로 쪘으나 번번한 다이어트 실패를 반복하는 케이스였다. 저자가 가장 살이 쪘을 때도 나와의 몸무게 차이는 내가 가장 살이 쪘을 때의 몸무게 차이와 20킬로 차이가 난다. 지금의 나는 20의 몸무게를 빼고 저자가 가장 쪘을 때의 몸무게에서 5킬로 정도 감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음... 할 말이 없다.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기분이 든다. 좋은 문장을 쓸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평생 다이어트를 한다. 마른 사람들은 마른 사람대로, 통통한 체형은 통통한 대로 각자의 고민이 있다. 다이어트란 개개인의 욕망의 산물에 가깝다. 마르고 통통함의 문제가 아니다. 뼈밖에 없는 모델들도 더 마른 체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 어쩌면 이 책은 개인이 가진 욕구와 목표한 지점을 도달하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에 대한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다.

책 속의 저자는 마르지도 살이 찌지도 않은 평범한 체형이다. 그럼에도 주변의 시선에 연연하여 혹독한 다이어트를 시작한 케이스다. 피팅모델도 했다고 하니 몸매나 외모에 신경을 쓰고 관심도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저자의 경험이 다른 이들과 같을 수 없다.

'가끔은 먹는 게 불행해' 이 책은 다이어트 에세이로 나쁜 책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초반에 몸무게만 기술되어 있고 키가 기술되어 있지 않은 책을 보면서 한국식 다이어트의 폐해가 보여진다랄까. 몸무게 강박증인가 싶은 내용엔 공감이 가지 않았다. 두 번째 문제는 개인의 경험만 이야기하는 에세이다 보니 전체를 보았을 때는 다르지만 초반에는 개인의 사상을 강요받는 기분이 들었다. 이 부분은 너무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초반에 책을 덮기는 이르다, 뒤에는 전혀 다르는 이야기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반의 장벽을 넘어서면 이 책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겪는 일상적인 고민들을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따스하게 조언하는 책이다. 주변의 시선에 의식하지 말라고, 너는 잘하고 있으며, 실패에 너무 자책하지 말라는 저자 나름의 따스한 조언을 건넨다.

사람마다 식습관, 운동 습관, 생활 습관, 생활 패턴, 심리 상태, 몸 상태가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절대 한 가지 다이어트 방법이 통용될 수 없다.

모두를 위한 다이어트는 없다 중에서

'가끔은 먹는 게 불행해' 이 책은 세 번째 파트부터가 시작이라 생각한다. 앞의 두 파트는 타인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기분으로 넘기자. 이런 다이어트 방법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페이지를 넘기자. 별생각 없이 읽다 보면 타인의 경험을 통해 좋은 노하우를 공유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에서의 이야기에 너무 심각해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본인이 정말 다이어트가 필요한 체형이라고 생각한다면 우선 첫 번째 챕터는 건너 뛰도록 하자. 위에서도 적었듯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저렇게 날씬한 사람도 먹는 게 불행하다고 말하는데, 먹는 게 행복한 자신이 갑자기 짜증이 나거나 혐오스러워질 수도 있다. 그러니까 저자와 나는 다른 사람이라는 걸 생각해야지, 타인의 삶에 자신을 맞추려 하지는 말도록 하자.

다이어트를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주변의 말과 시선이다. 그 말들은 나의 의지를 꺾거나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런 때 가장 좋은 위로는 무엇일까. '나도 알아 그 기분'이라는 공감이나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신경 쓰지 마'와 같은 나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메시지들이 아닐까. 이 책의 후반부에는 다이어트를 하면서 생기는 주변의 시선과 나 자신과의 싸움에 대해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개인의 고민을 들어주는 기분으로 말이다.

끝까지 보면서 느낀 한 가지는 요요나 정체 구간에서 힘겨움을 느낄 때 무엇보다 도움이 되는 책일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러니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다이어트 멘토가 되었겠지만 말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속도가 있다. 나만의 속도대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우리의 노력을 알지 못하는 이들의 말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도 괜찮다. 내 노력은 나만 아는 것이다.

현재의 나를 인정하다 중에서

'가끔은 먹는 게 불행해'의 장점은 치열하게 다이어트를 해온 저자가 반복된 자신의 성공과 실패를 가감 없이 기록했다는 점이다. 나는 이런 기록을 매우 좋아한다. 저자가 나와 궁합이 맞듯 아니듯 이 기록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꽤 많은 정보를 담고 있기도 하다.

많은 다이어트 책들이 운동을 안 하면 죄인처럼 만들 때, 이 책은 운동에 부담을 갖지 말라고 말한다. 이건 중요하다. 특히나 체형이 많이 나갈수록 초반에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건 경험담이다. ㅠ 처음에는 음식과 식단을 잡고 안정기에 들어서면 운동을 병행하라는 방식은 참고할 만한 조언이다. 운동은 처음부터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걷기부터 시작하라는 조언도 부담이 없어 좋다.

다이어트의 실패가 죄를 짓는 것은 아니라는 것, 보다 건강한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이야기하는 부분을 이야기하는 다섯 번째 파트는 그런 의미에서 무엇보다 맘에 들었다.

살을 빼는 과정에서 많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뒤따른다. 역류성 식도염과 위장장애가 심해 어느 순간부터 저녁 먹기를 포기했는데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저녁을 먹지 않은지 1년 즈음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사라졌음에도 말이다. 쏟아지는 말들은 폭ㄹ력에 가깝다 여겨지지만 그들은 개인 개인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이 책의 조언대로 가볍게 흘려 버리도록 하자.

그리고 다이어트는 좀 더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도전하는 삶의 과정 일뿐이라는 걸 잊지 말자. 다이어트에 삶을 던져 놓고 함몰되어선 안된다는 소리다. 그런 기분을 느낀다면 꼭 한 번 읽어보라 추천하고 싶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788315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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