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이 정도의 어른'에선 과거와 현재 자신의 변화를 상세히 기술한다. 그것이 장점인지 단점인지 치밀하게 분석하고 객관화하는 것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감탄을 하게 되는 지점들이 있다. 이건 일종의 직업병이 아닐까. 저자가 피디이자, 언론인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어떻게 달라지고 변화하며 성장하는지 기록하고 그것을 객관화해서 생각해 본 적은 없을 것이다. 책을 보면서 에피소드마다 공감과 차이점들을 생각하면서 성숙해진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은 지난 일들을 후회하곤 한다. 매 순간 남는 것은 아쉬움뿐인듯하다. 이런 미숙함 속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스스로를 다듬는 것이 아닐까.
자책과 반성은 사치가 되었다. 하루 벌어먹고살기 바쁜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는 같은 실수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들이기도 하다. 타인의 시각을 통해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 같은 책이라 좋았다.
이런 기성세대의 글 중에서는 언론인들이 쓴 글이 추천할 만한 책들이 많은 것이 이상하다. 언론의 권위가 떨어진 지금. 언론인으로 기성세대가 된 그들은 바뀐 세상의 흐름에 스스로를 비판하고 반성한다. 신기한 것은 그들이 다른 이들보다 자신에게 엄격한 소신과 신념을 지키는 멋진 어름들이라는 점이다. 권석천 칼럼니스트는 보수 언론지에서 흔치 않게 언론의 편이 아닌 대중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언론인이었다. '두 사람이 걷는 법에 대하여'란 책을 펴낸 변승욱 대기자 역시 독재 정권의 탄압 아래 치열하게 싸워 온 기자였다. 오늘보다 더 나은 삶을 이야기하는 저자 역시 누구보다 멋진 어른일 것이다. 더 나은 삶과 내일을 이야기하는 열망. 치열한 삶의 흔적들이 나는 부럽기만 하다. 나도 조금을 달라질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변화된 내일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