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재밌었으나 어려웠고, 그 깊이를 알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특히나 결론 부분에선 삶을 구분 짓는 '수'의 세계가 아닌 '창조력과 상상력'의 세계로 나아가라 말한다. 그러니까.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주입식 교육에 함몰된 독자들은 이 부분에서 벙찌게 될 것이다. 내가 읽은 것이 맞는지를 허무하게 되거나 고민을 할 수도 있다.
'생각의 축제' 소개 글에서처럼 홍을 ㅎㅎ(히읗히읗)이라 읽는 아이의 눈과 같은 삶. 이어령 작가는 그런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삶을 살아가라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작가 역시 아이는 천재이거나 우주인일 수 있다 칭하지 않았는가. 그만큼 흔하지 않다는 말일 것이다.
저자 이어령의 수업방식이 그렇다. 답을 주는 방식이 아닌. 읽는 이에게, 수업을 듣는 이들에게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방식. 당신이 고민하고 있다면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도록 하자.
시대의 지성이라는 별칭답게 다양한 이야기와 견해를 '수'안에 녹여낸다. 심지어 춘향가를 수와 연결 짓기도 한다. 이런 과정들이 어쩌면 편견과 수에 사로잡힌 굳은 뇌에게 활력을 부여하는 과정일 수 있다. 다양한 시각을 가져오는 저자의 두뇌와 생각이 부럽기만 하다. 고인이 된 저자의 수업을 책으로 밖에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
작가의 유작들과 기록물들이 다양한 책으로 출간되고 있다. 작가의 수업과 이야기를 더는 들을 수 없겠지만,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저자의 사상과 시각을 공유해 보는 것이 어떨까.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살아가는' 젊은 영혼들에게 저자가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는 우리를 생각의 축제 속으로 이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