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무지가 죄'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를 깨닫게 된다. 동시에 좋아하던 것과 아름답다 여기던 것의 이면을 알고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카뮈라는 작가를 존경한다. 그는 '시지프 신화'를 통해 어떤 철학자 보다 니체의 원형 회귀(아모르파티)를 설명한다. 그의 해설은 니체의 철학을 보다 세부적이고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를 만든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부조리를 얹는다. '까빌리의 비참'에서 그는 사회의 근간을 꿰뚫어 보는 시각을 가진 저널리스트였다. 그는 가난의 근간이 게으름에서 오지 않으며 그들이 더 많은 일을 하고 노동력을 착취 당한다고 기술한다.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교육과 자본의 재분배를 논한다.
그는 44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며, 다방면에서 지적인 멀티플레이어였다. 태양의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가 짙다 했던가. 식민지였던 고향 알제리와 흑인을 바라보는 카뮈의 시각.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머릿속의 카뮈와 너무 달라 당황하게 된다.
카뮈는 프랑스가 알제리를 침략했을 때, 알제리에 온 프랑스인을 '최초의 인간'이라 기술한다. 내용은 프랑스 침략을 정당화하는 내용이다. "언제나 시비 걸기를 좋아하는 냉혹한""적들"은 피지배인이었던 알제리 선주민이자 조선인을 지칭한다. 저자는 '최초의 인간'을 옮긴 번역가는 이 글을 감동적이라 찬양했다고 적는다. 알제리와 똑같이 식민지 시대를 겪었던 한국인이 다른 식민지를 옹호하는 글을 찬양한다? 이 지식과 행동의 오류는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알제리에 카뮈의 흔적이 없음에 아쉬워하는 한국인 관광객, 알제리에 있는 카뮈의 묘비가 훼손된 것에 반달리즘이라는 평을 한 작가. '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에서 부끄러웠던 것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카뮈와 알제리를 대하는 우리의 시선과 태도이다.
꽤 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으나 파농의 책을 읽은 기억이 없다. 좋은 하는 작가 중 한 명이 '토니 모리슨'이며 그녀가 쓴 보이지 않는 잉크를 추천할 정도로 애정 한다. 흑인 인권에 꽤 관심이 있다고 했으나, 그저 지적 허세였을 뿐인가. 책에 소개된 파농이란 작가의 소설은 마치 시와 같다. 아름답고 단아한 문장들은 하나같이 취향이라 더욱 아쉬웠다. 기회가 된다면 작가의 책을 꼭 읽겠다 다짐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