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우리의 역사는 아프기만 하다. 3.1절, 4.19혁명, 5.18 광주 민주화 운동까지. 피와 슬픔 위에 놓인 역사를 우리는 가슴에 새기고 있다. 이런 역사의 현장은 대부분 인권을 찾기 위한 투쟁의 현장이다.
평생 인권운동에 매진한 저자 박래군은 전작 '우리에겐 기억할 것이 있다'에 이어 '상처는 언젠가 말을 한다'라는 후속작을 발간했다. 전편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남영동 고문치사 사건 등 역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다룬 책으로 저자가 기재한 사실감과 현장감으로 인한 후유증이 꽤 큰 책이다. '상처는 언젠가 말을 한다는' 그 후속편으로 우리 삶 너무 가까이에 있어 참극을 떠올리지 못하거나, 삶과 역사의 외곽이 밀려나 미처 몰랐거나, 최근 부각되어 사람들이 알아가는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동두천과 용산은 너무 가까운 장소다 동두천에 미군 기지가 있었고, 양공주라 불리며 미군들에게 몸을 팔던 여인들이 있음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돈을 위해 그들이 자발적으로 몸을 팔았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사실의 전부는 아니다. 일부는 납치되어 강제로 미군 위안부가 되었고, 이에 저항하다 살해된 여인들도 있었다. 한미우호 광장 바로 앞이 윤금이 씨가 사라진 장소다. 하필 이름도 한미우호 광장, 아이러니한 장소이다. 그 잔인한 현장에는 어떤 알림판이나 설명도 나와 있지 않다. 역사는 미군의 만행을 외면한 채, 그 흔적이 조용히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거주지를 지키고자 하는 이들과 이를 쫓아내려 한 이들. 용산 재개발 현장의 싸움은 보다 치열했다. 철거민들은 망루 속에서 저항했고 이를 제압하려는 대치는 긴 시간 이어졌다. 그러던 중 불이 났고 미처 피하지 못한 철거민 다섯 명과 경찰 특공대원이 죽어서 내려오게 되었다. 탈출하다 떨어진 부상자들은 몇 차례의 수술을 받고 이들 중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려 생을 마감한 이가 있었다. 용산 참사 당시 구호가 '여기 사람이 있다'라고 한다. 세월호에도 비슷한 구호가 이어졌다. 우리는 언제쯤 사람과 인권을 욕망 앞에 세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