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에서는 가스라이팅이 일상에서 이루어진다고 적는다. 가해자는 멀리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피하기 쉽지도 않다. 연인, 가족, 직장 동료 가깝고 친밀한 이들을 통해 가스라이팅이 실재하며, 우리 삶을 침범한다. 동시에 나의 자존감을 좀 먹고 나를 잃게 만든다. 친밀한 얼굴은 하고선 치밀하게 나를 병들게 하는 적. 그것이 가스라이팅이다. 개인의 자존감을 위해서라도 이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다양한 매체들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을 통해 가스라이팅을 설명하고 있다. 이는 가스라이팅으로 화제가 된 소설도 있었으나 어벤저스 인피니트 워 같은 가스라이팅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인기 영화도 함께 한다. 매체와 연결하여 설명하기에 보다 친숙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스라이팅은 가해자가 자신의 주장을 상대에게 세뇌하는 과정에 속한다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존중받아야 할 개인의 가치는 무너지고 만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잘못된 행위를 통해 자신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바람피우는 남자친구의 행위를 보며 자신이 쿨하지 못한 거냐고 묻는 여자의 말에 가슴을 쳤지만, 그 과정에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세뇌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하여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는 타인이 보기에는 납득될 수 없는 이야기가 두 사람 사이에서는 정당화된다.
문제는 가스라이팅이 전이된다는 것이다. 가스라이팅은 위계를 통해 생성된다. 부모가 자녀에게,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행해지는 행위가 다수다. 피해자는 시간에 따라 성장을 하여 자녀는 부모로 부하직원은 상사의 위치로 이동한다. 위치의 이동과 함께 피해자는 자연스럽게 가해자의 위치로 이동하게 되며 자신이 인식하지도 못하는 사이 타인을 가스라이팅 하게 되는 것이다.
가스라이팅은 상호작용이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자신 내면과 주변을 살펴야 한다.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상대의 실패와 그로 인한 고통을 한 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자신에게 부담스러운 것을 강요하는 이들을 거절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상한 건 내가 아니라 당신이에요.' 이 가볍지만, 어려운 말. 이 한마디를 내뱉기 위해 자신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마음의 중심을 언제나 자신에게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