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제목을 잘 짓는 작가란 생각이 든다. 공감과 그 지점에 주는 아릿함이 함께 공존한다. 제목을 본 순간 서점에서도 한 번쯤 책을 들고 펼쳐보게 만드는 마법 같은 제목을 짓는다. 첫 문장을 기다린다는 작가의 말과 달리 기다리는 건 제목이 아닐까. 아니면 수첩 가득 제목 리스트가 있거나.
목차와 내용 역시 군더더기 없다. 흠잡을 곳이 없는 깔끔한 서적이란 소리다. 그간 많은 책을 쓴 역량이 돋보인다. 목차만 본다면 책 쓰기를 위한 실용서처럼 보인다. 책을 펼쳐 보면 글을 쓰면서 저자 자신이 겪은 고민과 다른 이들이 겪을 고민을 적절히 섞은 에세이처럼 보인다. 글을 쓰면 찾아오는 고개들이 있다. 많은 이들이 글쓰기에 정체를 겪을 때 동일한 고민을 하게 된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글쓰기는 나에게 대체 무슨 의미인 것일까.
이 책은 글을 써야 하지만, 부담으로 인해 번번이 실패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처럼 보인다. 이론서처럼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이라 생각하고 펼쳤으나 자신의 경험을 적절히 녹여 동기를 부여해 준다. 글을 쓴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고민했을 이야기들을 다룬다. 글을 쓰는 노하우보다 글을 왜 써야 하는지 노와이에 대해 묻는 책. 처음 글을 쓰는 분들에게도 좋겠지만, 글을 쓰다가 잠시 펜을 놓아두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