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이야기하는 책 읽기 - 가짜 이야기, 진짜 이야기, 이야기의 순간
조서연 지음 / 아우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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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허구로 만들어진 이야기 '소설'을 읽는다. 왜 우리는 소설을 읽을까. 소설은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어 살아가는 캐릭터를 본 저자는 소설과 대화를 통하는 방식을 고민한다.

저자는 본인이 읽은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설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고 이를 일상으로 가져와 이야기를 시작한다. '삶을 이야기하는 책 읽기'라는 조금 복잡한 방식으로 소설과 대화를 시도하는 책이다. 원 이야기가 있고 독자가 만들어 낸 새로운 이야기가 있다.(이 과정을 통해 독자는 저자가 된다.) 저자는 이를 독자들과 다시금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야기는 확산된다. 이야기를 읽은 독자들은 주인공과 주제를 되새기며 자신의 일상과 경험을 나눈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이야기 속 주인공을 응원하거나 질책한다. 나의 삶과 일상이 이야기와 맞닿으며 생겨나는 파장으로 인해 독자의 삶은 보다 성숙해진다. 독자 내면의 깊이만큼 이야기는 확산되고 생명을 얻게 된다.

저자는 왜 이리 복잡한 방식으로 책을 써내려갔을까. 저자의 글을 통해 소설 속 주인공이 갖게 되는 인생과 독자들의 인생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보고 싶었던 듯하다. 이것은 저자가 자신이 쓴 글에 갖는 애정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저자가 기존의 작가들에게 갖는 경의와 글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이 읽는다면 더 크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삶을 듣는 것도 독서라면 독서지.

'삶을 이야기하는 책읽기'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과 독자의 관계를 실험하는 책처럼 보인다. 독자는 기존의 책을 통해 저자로 위치를 바꿀 수 있다. 독자는 삶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 속 주인공에 공감하고 교훈을 얻는다. 이를 통해 개인의 삶은 보다 성숙해지고 깊어진다. 이 과정을 통해 소설은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삶'이다. 소설 속 주인공과 독자는 각자의 삶의 접점을 통해 교감한다. 또 독자는 그 교감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 돌고 도는 미묘한 고리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소중하고 사랑스러워졌다.

이 책은 원형이 되는 소설에서 파생된 소설(저자는 가짜 소설이라 칭하지만, 이 역시 소설이다)과 파생 소설을 읽은 독자가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구조로 되어 있다. 기존의 에세이와 다른 이런 독특하고 실험적인 구성이 굉장히 매력적인 책이다.이런 시도를 통해 문화는 보다 확산되고 다양해지며 건강하고 단단해 지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 더욱 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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