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첫 단편집 여러 가지 의미에서 설렌다. 책에 꾹꾹 눌러 담은 열정과 더없이 기발한 상상력. 첫 단편집에 담긴 날 것 자체의 가능성이 항상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작가가 얼마나 더 성장할지, 앞으로 더 멋진 소설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작가의 작품은 SF 페미니즘 소설집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에서 만났다. 당시 그 책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작품은 '나비의 경계' 였기에 크게 눈에 들어오진 않았다. 작가가 쓴 마더 메이킹이란 소설은 굉장히 안정적인 문체와 공감되는 이야기로 기억에 남았다. 그런 작가가 가족이란 테마 아래 멋진 7편의 소설을 가지고 '어쩌다 가족'이라는 단편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가족이란 선택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어쩌다 가족이 되어버린 사람들이다.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은 어쩌다 가족이 되었을까? 소설 안에 엿보이는 한국 사회의 그림자와 이면을 유쾌하게 비꼬는 이야기와 엉뚱한 재미를 그리는 캐릭터들. 저자의 책을 통해 한국 사회의 가족과 현대의 가족, 피로 맺어진 가족이란 관계의 변화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