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이고 날카롭게 병든 일상을 파헤친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소설의 화자는 가해자이자 동시에 피해자다. 그는 누군가를 아프게 했지만, 동시에 타인에게 상처를 받고 실패하고 분노하지만 동시에 상대를 보듬고 감싸안을 공감과 연민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인간 아닐까.
소설의 배경에는 죽은 이들이 풍경처럼 둘러져 있다. 그 잔상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고 살아있는 이들의 삶을 위태롭게 만든다. 죽은 자의 잔상을 통해 살아 있는 잔상을 보게 만들고, 살아 있는 자들 역시 죽음과 무과하지 않다는 생의 거울을 계속해서 들여다보게 만드는 그 구조가 어딘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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