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철학 - 네 마리 고양이와 함께하는 18가지 마음 수업
신승철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의 절반 이상을 졸고 있고 항상 여유 넘치는, 다른 말로 하면 게으른 거 갖은 동물 고양이. 지금의 순간에 최선을 하는 고양이의 삶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지 '고양이처럼 살아보기' 이런 내용을 말하는 책들이 늘고 있다. 현실과 매 순간에 충실하면서 우리의 삶을 충실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 나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철학과 고양이를 함께 묶어 이야기한다. 한마디로 ~묘한 철학이다.

조금은 고맙기도 한 책이다. 현대 철학에서 나오는 어려운 개념들. 미셸 푸코의 '자기통치' 장 폴 사르트르의 '실존' 자크 데리다의 '환대' 등 이 어렵고도 고약하지만 알아두면 좋을 철학들을 고양이의 습성을 통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주고 있다. 고양이를 통해 배우는 행복이 아니라 고양이의 삶을 통해 배우는 현대 철학에 가까운 책이다.

​현대 철학에 관심은 있지만 어렵다고 생각해서 책을 열기 쉽지 않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도전만 하다 실패했거나 유명해서 이름만 들었던 철학자들의 다양한 사상을 전개하고 있다.

장 폴 사르트르는 실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실존을 본질이 아니다'라고 간명하게 정의 내린 바 있습니다. 본질로서의 기능, 역할, 직분이 끝날 때, 그 군더더기이자 잉여 현실로서의 삶, 실존,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실존은 생명의 유일무이성에 대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이번 수업에서는 실존의 특징인 전락성, 무상성, 유일무이성, 유한성 등에 대해서 다루겠습니다.

'지금, 여기, 내 곁'에 존재하는 아름다움 _실존 서문

장 폴 사르트르... 한 달도 채 안 되는 시간 나를 토하게 만든 작가. 구토의 저자이자 실존주의 철학자인 사르트르가 여기 있다. 어렵다. 그의 소설만큼이나 어려운 이야기다. 저자는 실존을 잃어버린 고양이 일화를 통해 설명한다. 고양이를 잃어버려 찾지 못한 채 비슷한 다른 고양이를 가져온다 해도 그 고양이는 잃어버린 고양이와 같은 고양이가 아니다. 생명은 유일무이하고 이러한 성질을 단독성, 특이성, 특기성, 일의성 혹은 실존이라 한다. 어렵다고 생각했던 실존이 이렇게 순식간에 정의되는 것이 이 책의 마법이다.

생명에게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엄청난 상냥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참 좋습니다. 유일무이한 존재가, 저 위대한 존재가 말입니다.

무의식은 의식한 것의 잔여 붐 붐으로서의 의미라기보다는 우리 마음의 깊이, 높이, 넓이를 알 수 있는 광대역적인 마음의 지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피노자는 이러한 광야 무의식, 즉 기계, 사물, 생명의 배치에 서식하는 마음을 응시하였지만, 프로이트는 가족주의에 사로잡힌 옹졸한 마음만을 제기하였습니다. 무의식의 심연이 갖고 있는 광활함, 위대함 심오함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생명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마음의 비밀에 접근할 하나의 창이 열릴 테니까요.

헤아릴 수 없는 만큼 심원한 마음 _무의식 서문

펠릭스 가타리는 이 무의식을 장소, 인물, 사물, 자연, 생명의 배치에 서식하고 깃들여져 있는 생각들이라 칭한다. 우리가 의도와 지향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칭하는 것을 지칭하는 걸까. 반면 라캉은 의식의 나머지 잔여물과 잉여를 무의식이라 본다. 라캉은 동물에게는 무의식이 없다고 말한다. 본질을 설명할 수 없는 고양이의 마음, 즉 생명의 마음을 알 수 없기에 동물의 무의식은 '알 수 없다'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근대철학이 본질과 이유에 대한 답을 회피하면서 작동과 양상을 설명해 왔기 때문이라 말한다. 철학에서 말하는 개체적 시각에서 본다면 고양이는 실체가 있는 존재이다. 무의식이 생명이 가진 마음의 깊이와 잠재의식을 말한다면, 모성을 가진 생명의 행동은 무의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일까?

높이의 마음을 얘기할 때, 생명의 위대함에 대해서는 누락하고 인간의 희생정신에 대해 얘기하거나, 인간 사회가 이로부터 건설한 문명의 위대함에 대해서 얘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생명과 자연의 숭고함과 위대함은 어떤 높이의 마음보다 높은 영역에 있음이 분명합니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고양이의 삶과 일상을 통해 철학을 이해를 돕는 고마운 철학 입문서다. 반려동물을 통해 생에 대한 가치를 알게 하고, 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보게 하는 것은 부가적 습득물이기도 하다. 그 안에 담기 고양이의 귀여운 일상은 부록에 가깝다.

이 책은 인간 위주의 사고보다는 생명과 함께 공존하는 삶을 지향하는 책이다. 동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라면 인간이 살기 좋은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동시에 나와 함께 숨 쉬고 존재하는 존재들에게 감사하게 한다.

책을 읽고나니 많은 철학적 사유보다 왜 간디의 한마디가 생각나는 걸까.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2919724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