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선과 선택은 늘 지하를 향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소설 속 화자들은 지하로 도피하거나 지하에서 숨죽이고 있다. 그들의 가정은 붕괴되고 무너진 삶은 제자리를 찾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화자들이 선택한 것이 또 다른 폭력이라는 점이 비극이다. 연쇄되는 비극과 무너지는 세계.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영화 '기생충'의 어느 한 부분을 잘라 활자화한다면 기록자가 되지 않을까. 소설의 화자는 영화 속 '근세'와 닮아 있다. 소설 속 화자가 보이는 광기는 지하에서 나온 근세가 휘두르는 칼춤과 닮았다. 숨을 죽이며 지금이 지나가길 바라는 '근수(세상에 이름도 비슷하다)'와 기록을 시작하는 '나'는 어떤 최후를 맞게 될까. 근세처럼 '박 사장님 리스펙'이라고 자본주의 찬양하며 쓰러질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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