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간에는 그렇게 재미없고 지루하던 물리학이 이렇게 재밌고 신기한 학문이었다니, 대한민국 교육이 원망스러웠다. 특히 단락단락에 나오는 용어들과 그 풀이가 재밌었고, 상반되는 이론이 있어 신기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건 그 상반되는 이론이 각각 어디에 적용되는지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과학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과학 관련 유튜브 영상을 즐겨 본다. 최근에 얼룩말의 무늬를 연구하는 얘기가 나온다. 얼룩말의 무늬는 생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다윈과 함께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를 주장한 월리스는 서로 다른 주장으로 논쟁한다. 월리스의 주장은 얼룩말의 무늬가 엮이면서 앞과 뒤의 구분이 되지 않고 말들을 더 커 보이게 하기에 적들로부터 피하기 용이하다고 주장했으나 찰스 다윈은 눈에 더 잘 띈다고 이 주장을 일축한다. 이로부터 140년간 과학자들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얼룩말의 무늬를 연구한다. 무려 140년 동안.
과학자들의 이 집요함은 얼룩말 하나만을 가지고도 다양한 이야기를 만든다. 조금은 재밌고 웃펐으며, 마지막에 다다라서는 신비하기까지 했다. 검은 털이 서서 기류를 만들다니.
사실 이 책은 그러한 집요함보다는 우주의 신비와 낭만이 가득했지만, 세상에 다양한 이야기가 있음을 알려준 것은 분명하다. 과학자들의 연구는 우리에게 앞으로 어떠한 세계를 이야기해 줄까. 그들이 말하는 세상은 얼마나 더 다양하고 깊어질까. 우주에는 어떠한 더 많은 것이 있을까. 과학에는 어떠한 미지가 숨어 있을까. 과학에게 이렇게 기대가 되기는 처음이다.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