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방 - 유품정리인이 미니어처로 전하는 삶의 마지막 이야기들
고지마 미유 지음, 정문주 옮김, 가토 하지메 사진 / 더숲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이 미니어처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보통 보다 얇은 두께, 많은 사진들, 7개의 주제로 전해오는 간결한 이야기들. 이 책에서 전하는 이야기는 고독사와 자살 등 '외로운 죽음'에 대해 전하고 있다. 그리고 죽음 뒤에 남겨진 유품과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전한다. 한 장, 한 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바로 옆 나라 일본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 더욱 가슴이 아프고 먹먹하다. 그건 그다지 멀리에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보이지 않을 뿐.


죽음이란 언제나 슬프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죽음은 슬픔을 넘어서 참혹하다. 아버지의 돌연사로 죽음에 관심을 갖게 된 작가는 유품정리인 일을 시작하게 된다. 스물두 살의 청년의 눈앞에 펼쳐진 충격적인 현장들. 작가는 일을 시작하면서 본 현장들을 미니어처로 제작해 세상에 알려왔다. 그가 하는 일은 얼핏 이해되지 않는다. 조금 기이하고, 이상해 보이기도 한다. 그 불편하고 참혹한 현장을 왜 그는 재현하려고 하는 것일까.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었을 때 이 사진들은 하나의 '고발'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보지 않는 것, 우리가 생각하지 않는 것들을 생각하라는 외침에 가깝다.



앞에서도 적었으나 이 책의 이야기들이 보다 불편하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힘든 이들의 삶은 그림자처럼 어둠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다. 눈에 띄지 않는다. 좀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관찰해야 희미한 윤곽이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남아 있는 나의 일상을 보다 소중하게 만들고, 주변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내 가족, 내 이웃 그리고 주변들을 한 번 더 둘러보고 소중히 여기리라 다짐하고 새긴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08605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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