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아, 사람아! - 국내 출간 30주년 기념 개정판
다이허우잉 지음, 신영복 옮김 / 다섯수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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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페이지에 이르는 묵직한 책이다. 내용도 묵직하고 감동 또한 그렇다.

20년 전 나는 연단에 서서 지도자의 의도에 따라 작성된 원고를 소리 높여 읽었고 나의 선생님이 주창했던 휴머니즘을 비판했다. 맹종과 무지가 힘이 되고 자신감을 부여해 주던 시절이었다. 나는 만장의 박수갈채에 도취해 자기가 그런 전사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20년 후인 오늘 나는 소설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 호소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예전에 비판했던 바로 그것이며 토해 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일찍이 억누르고 개조하려고 했던 '인간다움'인 것이다... 작가 다이허우잉의 말이다.

많은 문장들에 줄을 그었는데 결국 한 단어만 남았다.
'사람'
'인간'
어떤 혁명의 목적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도 최종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다움', '인간다움'에 있음을 깨닫게 한다.

중국, 혁명기 지식인들의 고뇌와 방황을 잘 그려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의 격랑 속에서 그들은 살아남았다. 때로는 고난을 겪고 때로는 모습을 바꾸고 때로는 침몰하기도 하면서. 그 과정을 한 사람의 의식의 흐름이 아니라 여러 인물의 의식의 흐름으로 보여준 작가의 의도가 신선했다.

사람아 아, 사람아... 감탄사 아, 와 마지막! 는 문장부호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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