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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유머 - Lawyer humor
조문숙 지음 / 도서출판 be(비)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허브를 파는 상점 앞에 서면 제일 먼저 느낄 수 있는 향이 로즈마리향이다.
반면 애플민트는 로즈마리에 비하여 향이 약하지만, 때맞춰 바람이라도
한 줄기 불어오면 자기도 모르게 애플민트 쪽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유머란 이렇게 은근한 유혹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드디어 한국의 서점에 [변호사유머]가 소개되었다. 변호사유머는 물론
성인들을 위한 유머이다. 그렇다고 하여 '야한 유머'라는 뜻은 아니다.
넌즈시 성적인 암시를 담고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변호사유머]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그 '감칠 맛'에 있다고 본다.
[변호사유머] 의 내용 중 한 편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임종을 기다리던 변호사가 다급한 목소리로 목사를 불렀다.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목사가 황급히 침실로 들어서면서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자 변호사는 빨리 성경을 읽고 싶다고 했고,
목사는 그의 요청에 감동하여 변호사에게 자신의 성경을 건네준다.
목사에게서 성경을 낚아챈 변호사는 오른쪽 페이지에서 왼쪽 페이지로 훑어보면서
재빨리 책장을 넘긴다. 이상하게 생각한 목사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를 묻자 변호사는
"어디에 헛점이 있는지를 찾고 있는 중이오." 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단숨에 읽고나면 조금 우습다. 그러나 5초 정도 지나고 나면,
우리 스스로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왜 그 순간에 성경의
헛점을 찾으려고 했을까? 직업병일까 아니면 삶과 죽음을 걸고
하느님과 한 판 소송을 해보려고 한 것일까?" 하고 말이다.
[변호사유머] 한 편을 더 읽어보자.
변호사를 만난 여성이 "여호와의 증인이 되어 주세요."라고 말을 건네자,
변호사는 " 나는 그 사고를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에 증인이 될 수 없습니다."하고
한 마디로 잘라 거절을 한다. 그러나 곧 이어 변호사의 누를 수 없는 '직업적 욕구'는
"그렇지만 그 사건을 제게 맡겨주실래요?"라는 말을 하게 하고야 마는 것이다.
우리도 거리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하곤 한다. 그 상대방이 '여호와의 증인'이건
아니면 '도를 아십니까?'이던 간에 말이다. 변호사는 '그 사건'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하는데, '그 사건'이 무엇이었는지는 알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과연 머리 좋고 똑똑한 변호사라는 사람이 '그 사건'도 모를 것이라는 '무시', 그리고
더 나아가 똑똑하고 잘 난 변호사가 무엇인지 본 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그 사건'의
변론을 맡고 싶다고 요청하는 장면은 무시못할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사실이다.
[변호사유머]는 두 세번 반복하여 읽을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속독으로 한꺼번에
읽고 꽂아둘 책이 아니라, 틈 날 때 마다 한 두 쪽씩 읽기에 적합한 책이라는 뜻이다.
[변호사유머]는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변호사유머]는 법조계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필독서'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싶다. 그리고 [변호사유머]는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변호사유머]는 당신의 '말솜씨'를 세련되고 인간미 넘치게 변신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화제거리'를 제공해 줄 것이다.
짧은 한 두 줄의 [변호사유머] 속에는 인생의 단 맛과 쓴 맛이 배어있다. 삶의 연륜이 깊을수록
그 맛도 다양함을 알게 될 것이다. 단, [변호사유머]를 읽을 때 주의할 점은
반드시 꼭꼭 씹어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첫 맛은 씁쓸하더라도
뒷맛은 쌉쌀하여 먹을만한 것이 있는가 하면, 첫 맛은 눈물이 핑 돌만큼 신 맛이 나지만,
뒷 맛은 박하향처럼 시원한 느낌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