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열쇠
유홍종 지음 / 해누리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일찍이 오토랑크는 이렇게 말했다.

'쓸데없는 출판물의 홍수가 독자를 기만하므로 나부터 붓을 꺾고 쓰지 않겠다'

너무 잔인한 말이 될 수도 있지만, 나는 그 말을 '유리열쇠'의 작가에게 들려주고 싶다.

종이가 아깝다. 책 만드는 데 들인 시간과 공이 아깝다. 출판사 직원들이 불쌍하다.

도대체 이런 책을 왜 출간했는가?

삶이 무료한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긴 하다.

읽으면 너무 화가 나기 때문에 최소한 무료함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구도소설, 이라는 장르를 욕되게 하는 장난 같은 내용, 성의 없는 문체,

출처를 알 수 없는 그림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림이 내용과 어울리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진부한 스토리, 신파조의 대사들, 진지함도 없고 그렇다고 신선한 재미도 없는.

정말이지 미덕이라고는 약에 쓸래도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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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여자 사우나 - 루트 리프 연작 소설 1
루트 리프 지음, 이정연 옮김 / 시아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독일과 우리네의 정서가 달라서인지, 이 책은 참 새롭게 다가왔다.

문학적으로 크게 뛰어나다거나..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신선하고 독특하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에세이처럼 짧은 글 속에 하고 싶은 말을 돌려서 담아내는 작가의 재주도 상당히 놀랍다. 

읽으면서, 읽고 나서 감탄하게 되는 그런 책은 결코 아니지만

루트 리프의 연작 소설 제2권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

이 묘한 흡인력은 대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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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의 그녀
가쿠타 미츠요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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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이 와 닿지 않았으나,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수식어에 혹해서 샀다.

평범한 전업주부이던 화자가 다시 일을 시작하고,

일터에서 만난 동갑내기 사장과 인간관계를 맺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현재 한 꼭지, 사장이 자신의 학창 시절을 반추하는 과거 한 꼭지가 어우러지면서

글은 알맞게 긴장을 유지한다.

학창 시절에 그렇게 친했던 친구들이 왜 나이가 들면 멀어지는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주제도 신선하다.

그러나 그 물음의 답을 작가가 결말에서 너무 성급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문체가 다소 지루하다는 점도 실망스럽다. 

마지막으로 제목.. 꼭 이렇게 일본식 한자어 對岸을 한글로 그대로 옮겨야 했을까?

강 건너편의 그녀.. 도 우습지만, 그래도 '대안의 그녀'는 너무했다.

외국어를 좀더 우리 정서에 가깝게 번역할 수 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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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와인
이영임 지음 / 틈북스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이영임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별 생각없이 집어든 책이었는데, 책장을 덮을 때 난 울고 말았다.

화자의 남편이 누나에 대해 갖고 있는 기억.. 그게 너무 슬펐다.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실화에 바탕하고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짐작되는데,

진정이 묻어나는 이 작품이 그 슬픈 실화에 위안이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소문, 오해, 불신.. 이러한 것들이 만들어내는 상처를 잔잔하지만 절실하게 묘사해낸 작품.

참, 요새 양장에다가 띠지에다 금박에.. 하여간 책 표지에 너무 많은 돈을 들이고

책값을 팍팍 올리는 출판사들이 많은데,

제발 우리나라도 이런 값싸고 가벼운 판형의 페이퍼백이 보편화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이렇게 싼 책을 배송료도 안 받으면

출판사는 뭘 먹고 살지? 그것 참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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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김형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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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다시 영화로 만드는 것과,

영화를 다시 소설로 만드는 것은 다르다, 당연히.

후자의 경우에 나를 만족시킨 작품은 이제껏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사는 것이 망설여졌다.

그러나 서점에서 몇 페이지를 읽어본 후 마음이 바뀌었다.

문학과지성사, 라는 출판사에 대한 믿음도 컸지만

(솔직히 처음에는 문지에서 이런 책을 냈다는 게 의외였다..)

김형경의, 그녀만의 감수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유려한 문체가 책을 손에서 뗄 수 없게 한다.

줄거리를 말하면 스포일러가 되겠지.

그러나 이 책의 훌륭함은 줄거리가 아니라 표현에 있다.

 

이미지를 능가하는 문학이 있다는 것을,  그래도 아직은 믿을 수 있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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