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서 있다
박혜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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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서 있다>는 박혜상이라는 신인 소설가의 첫 소설집이다. 

원래 문학과 지성사의 책들에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지만 

이 작가는 문학과지성사의 신인문학상 출신 작가라 더 믿음이 갔지만 

그런 타이틀을 모르고 읽었다 해도 이 책은 충분히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문장도 단단하고 소재도 다채롭고 인물들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점들, 

어두운 내용의 소설들인데도 징징거리지 않는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등단작 '새들이 서 있다'가 좋았다.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해온 여주인공 유리의 캐릭터는 참 신선했다.  

우리 문학에서 근친상간이라든가 부녀간 성폭행의 소재들은 쌔고 쌨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아버지가 극악무도한 파렴치한으로만 그려지지 않았고 

주인공 유리도 아버지를 무턱대고 증오하는 것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그게 오히려 더 독자를 분노하게 하고 충격받게 해주는 것 같다. 

날지도 못하고 앉아 있는 것도 아니고 서 있는 새들. 

알고 보니 선 채로 죽어 있는 것이었던 새에게 

유리와 그의 친구들이 다가가보던 장면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 외에도 나머지 단편들도 모두 좋았다.  

성공적인 첫 소설집이라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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