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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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독서모임도 한다고 했지만 읽지 않았었다. 

애써 피했다고나 할까? 

헌데 이 책이 외국에까지 나가 출판 되었다고 해 도서관에 마침 책이 있어 일게 된 책은 막상 읽어보니 역시 신경숙이다 싶다. 

우리가 아는 고전적 어머니상인 어머니의 실종을 여러 화자가 돌아가면서 어머니를 회상하는 장면은 우리가 늘상 말하던 '있을 때 잘 할걸... ' 하는 가슴 절절한 여러 사연들. 

부부였고 자식인 화자들 입장에 따라 기억하는 부분들이 달랐고 받아 들이는 방법도 제각각 달랐다. 

아무튼 딸이 작가였지만 정작 본인은 글을 깨우치지 못했다는 것. 

어머니가 글을 못 읽는걸 알고 있으면서도 남들의 책 읽어주는 봉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어머니가 내 책을 읽고 싶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 일은 딸 입장에서는 가슴 절절한 일이었을것 같다. 

작가 스스로도 맹인들을 위한 저자와의 만남을 다녀와서의 당혹감과 감동도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결국 엄마를 찾지 못했지만 누군가에게 엄마를 부탁하고 싶은 절절한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이 작품. 

어버이 날을 맞아 효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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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걷는다 붓다와 함께 - 지리산에서 히말라야까지, 청전 스님의 만행
청전 지음 / 휴(休)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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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참선을 다니고는 있지만 불교신자라고 말하기엔 부족함이 많은 나. 

나는 걷는다는 제목에 끌려 읽게 되었는데 내용은 예상 외로 소박하면서도 감동적이다. 

 

현재는 인도에서 수행중이신 스님께서 살면서 만난 인연들을 사진과 기록으로 남겨놓으셨다. 

글 속의 주인공들은 펄펄 끓는 청춘이 아닌 노인들. 

나이 먹은게 치욕이 된 요즘, 누구도 돌아보지 않고 귀찮은 존재이기만 한 노인들을 대하는 스님의 따뜻한 마음을 처음 읽으면서는 참 오지랍도 넓으시네 싶었는데 읽을 수록 숙연해 진다. 

왜?  

노년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고 몇년 후 닥칠 나의 미래이기도 하기에 넘의 일 같지 않다. 

왜 우리의 노년은 그리 쓸쓸해 졌을까? 

단순히 정년을 단축하면서 시작된 일일까? 

교육부 장관의 열린교육으로 교실붕괴가 빚어낸 일일까?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노년은 어찌 맞을까 아직 늦지 않은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겠다 싶었다. 

스님께 내복, 염주 선물 받지 않고 드릴 수 있는 그런 노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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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김훈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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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게 된 책.
책이 작아서 출퇴근 시 전철에서 읽기 위해 선택되고 김훈이란 작가를 알기에 고른 책.
헌데 꽤 감동적이다.

수몰마을에서 태어난 보리.
보리밥을 좋아해 그 형제는 다 보리라던가?
함께 태어난 맏이가 출산시 다리가 부러져 최초 생존경쟁에서 져 젖을 제대로 못먹어 살 가망이 없게되자 어미가 그 새끼를 먹어 치운다.
흔적을 지우는거다...
나도 햄스터를 키워봐서 아는데 약한 새끼는 어느날 자취가 없어진다. 에미가 먹어버린다.
한편은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은 마음이 참 그랬다.

이 보리네 할머니는 그걸 이해를 못해 에미를 막 때려준다.
새끼 잘 키우라고 미역국까지 끓여먹였는데 새끼를 잡아먹냐고...
에미개는 그 매를 피하지 않고 다 맞았다던가?

결국 할머니댁은 도회 큰아들네로 보리는 어촌의 작은아들네 집으로 간다.
개가 주인을 선택할 수 없으니까 자기 운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보리.
아주 어린시절 할머니 댁에 와 있던 이집 아들이 어렸을때 그 어린아이의 체취를 잊지 못하는 보리.
이 어부가 그 아이의 집인걸 뛸뜻이 기뻐한다.
다행히 주인이 보리를 묶어놓지 않아 온 동네를 샅샅이 발로 뛰면서 탐구하는 보리.

 

가장 감동적인 그림.
주인이 혼자 바다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닻이 없는 그 배를 묶어놓으려면 고리에 걸어야 하는데 그 역활을 보리가 한다.
아니면 혼자 배에서 내려서 걸어야 하는데...
이 그림을 보니 마음이 찡~하다.
어쩌다 장난하느라 보리가 숨어있으면 주인이 보리를 부르는 장면.
그럼 나타나 밧줄을 받아서 입으로 물어다 고정시킨다....

 

6학년인 이집 딸 영희.
동네 꼬맹이들을 데리고 함께 학교로 간다.
그럼 보리가 후미를 담당.
가다 뱀을 만나면 뱀도 쫓고 한눈 파는 아이가 있으면 짗어서 영희에게 알려주고...

학교에서 가끔은 심심해 교실을 들어다 보기도 하고 급식을 하고 남은 밥을 얻어 먹기도 하고...
그곳에서 자기처럼 주인 교실을 들여다보다 들킨 흰순이를 만나고...

예방접종을 영희와 함께 가서 맞는 보리.
자긴 성견이고 영희는 6학년이지만 개가 혼자 가면 예방접종을 해주지 않으니까...

 

주인의 배에 몰래 숨어타 함께 고깃배를 탄 보리.
혼자 외롭게 고기를 낚던 주인은 싸 가지고 온 보온도시락의 미역국을 함께 나누어 먹고...
보리 탓인가, 그날따라 고기가 많이 잡혔고...
돌아와 보니 집에서는 보리가 없어졌다고 걱정을 하고...



흰순이 동네를 찾아갔다 보게 된 도사견 잡종개 악돌이.
힘으로는 도저히 당할 수가 없는 악돌이.
그 악돌이의 공격을 받아 다친 보리.
다쳐서 돌아온 보리를 쌈박질이나 하고 다닌다고 매어놓은 모습.
사실은 수의사가 몇달동안 돌아다니지 못하게 해야 다친 다리가 회복된다고 해서 매어놓았고...
비가 오는 날 쓸쓸히 빗소리를 듣는 보리.



흰순이는 악돌이의 새끼를 몇마리 낳고 보리는 악돌이와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고...
보리네 주인은 태풍에서 끝내 바다에서 안 돌아오고, 악돌이 주인의 양돈장은 돈콜레라로 폐가가 되 버리고...
흰순이 주인은 흰순이를 군대 갈 사람에게 보신탕을 위해 때려 죽이고 그 장면을 바라만 봐야 하는 보리....

주인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는 보리는 주인의 무덤을 파다 할머니에서 맞고..
그렇게 판다고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고 일깨워주는 할머니, 보리의 마음을 이해한듯 하다.
결국 보리네 집은 도회에 사는 큰집 옆으로 이사를 가고 보리는 배추농사 마무리 할때까지 할머니와 함께 지내고...
그 나중은....

개만도 못하다는 말은 수정되어야 할것 같다.
사람보다 낫다.
이렇게 철학적인 개는 처음이다.
개는 사람마음을 아는데 사람은 개 마음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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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걷는다 1 - 아나톨리아 횡단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임수현 옮김 / 효형출판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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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목이 아주 맘에 들었다.
한비야처럼 내나라도 걸어 횡단은 못해봤지만 실크로드를 따라 걷는다는건 정말이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레는 일이다.
가는 도중에 만나는 사람들-말이 통하지 않는건 크게 문제가 되질 않았다-과의 우정.
사람의 힘과 의지는 불가능은 없나보다.
세계 유일하게 실크로드를 걸어간 사람.
그 마지막 종착점은 서안의 서문과 대안탑.
불과 얼마 전 내가 다녀온 곳이라는게 더 흥미롭다.

세상은 넓고, 갈 산도 많고, 뛰어볼 길도 많지만, 걸어갈 길은 더욱더 많지 싶다.
퇴직후 이런 대단한 일을 했으니 우리라고 뭐 안될것도 없지 싶다.

일단은 내 나라를 걸어서 가 봐야겠지?
자전거를 타고 가도 좋겠지?
아니면 구간구간 나누어 달려 가 볼 수도 있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 나이 먹고 퇴직을 한다는게 그리 슬픈 일은 아닌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이 자꾸 자꾸 생각이 나니 말이다...
그러려면 우선은 건강, 그리고 경제력, 그리고 공감할 친구?
이런 저런 이유로 운동을 열씨미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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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의 숲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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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내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안샘에게 책 몇권을 갖다 주었더니 그 답사로 준 책이 이것. 

김훈의 책 남한산성도 봤고 소방관 이야기를 쓴 책도 나름 신선하게 읽었다. 자전거 타고 다니 여행기도 읽었다. 

아, '개'가 있었다. 이 책 읽고 울었다. 그림도 너무 아름다워 디카로 찍어 올렸었다. 

 

김훈이란 작가는 참 다양한 경험과 상식이 많은것 같다. 글만 잘 쓴다고 작가가 되는건 아닌가 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 해박한 지식, 그리고 그 사실을 잘 짜 맞추기.  

이 책은 작가의 이름을 보지 않고 읽으면 여자가 쓴 글처럼 느껴진다. 

한 불우한 아버지를 가진 여자 미술 전공자가 민통선 안의 수목원에 기간제로 취직되면서 만난 일상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고 감동있게 풀어쓴다. 

이 책의 등장인물은 다들 조용하다. 글도 일부러 조용하게 조금씩 조금씩만 보여준다. 감질 날 정도로....

주인공, 아버지, 김중위, 안실장, 그 아들까지..... 

어머니만 밤마다 전화를 걸어 딸의 잠을 깨운다. 당신의불안함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는 몸짓인것 같다.

다들 자신 앞에 벌어진 일들을 거부하지 않고 묵묵히 받아들인다는 느낌. 

부하들 먹이려고 민간인 음식을 싸 가지고 가는 예쁜 김중위, 안실장 아들의 모습을 그리는 주인공, 아버지가 보낸 돈을 서로 안 쓰려는 모녀. 

그러면서도 제대할 김중위가 자기 명함 잘 챙기라고 주는 그 귀여움.

나무같고 숲 같다. 숲 속에 머물러만 있어도 행복해 진다.

  

주인공이 조금은 행복해 지고 조금은 환해졌으리라 믿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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