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이마에 있는 물결무늬 자국처럼
각각의 시편마다 이성복을 새겨놓은 시집이다
한편마다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은 듯 에세이처럼 길게,
어떤것에는 다닥다닥 붙여 백과사전적 의미처럼 써놓고
어느 곳에서는 자기고백하듯 처연하게
어느 곳에서는 동네 할매나 딸아이 친구의 병아리를 등장시키기도 하고
꿈 깨기전의 꿈인 삶과 삶 깨기전의 삶인 꿈을 여전하게 붙잡고
비가 바람에게 말하듯 하는
당부이거나 확신같은 면도 있고
잠언같기도 하고
눈은 감고 뜨지만 귀는 그리 못하는 것처럼
그것이 시적 정의의 전달이든 해석이든 이야기이든
어떤 형식이든 여전히 그의 말을
귀담아 듣게 될 것같다라는 점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