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문제 믿음의 글들 189
C. S. 루이스 지음, 이종태 옮김 / 홍성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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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루이스의 <고통의 문제>(The Problem of Pain)는 "신이 선하고 전능하다면, 왜 세상에 고통이 존재하는가?"라는 기독교 변증학의 가장 오래된 난제(신정론)를 지성적이고 논리적인 관점에서 풀어낸 고전이다. 


루이스는 무신론자들이 주장하는 "고통이 있으므로 신은 없다"라는 명제를 반박하며, 고통이 하나님의 성품 및 인간의 자유의지와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 논증한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신의 전능함에 대한 오해

전능이란 논리적으로 가능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을 만들면서 동시에 죄를 지을 가능성을 배척하는 것'은 모순이며, 신도 논리적 모순을 행할 수는 없다. 


2. 신의 선함과 사랑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을 단순히 기쁘게만 하려는 '친절'이 아니다. 자녀를 바르게 키우려는 부모처럼, 인간을 완전하게 만들려는 '엄격한 사랑'으로 보아야 한다. 


3. 인간의 타락과 자유의지 

고통의 대부분은 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유의지를 남용하여 서로에게 가한 악(죄)에서 비롯된 것이다. 


4. 메가폰으로서의 고통  

이는 루이스의 가장 유명한 통찰이다. 하느님은 쾌락 속에서 속삭이고, 양심 속에서 말하지만, 고통 속에서는 외친다. 고통은 기만당하고 있는 인간을 깨우는 하느님의 메가폰인 것이다. 


5. 동물의 고통과 지옥 

의식이 낮은 동물의 고통은 인간과 다르며, 지옥은 신이 형벌을 내리는 곳이 아니라 인간이 끝까지 신을 거부하여 스스로 선택한 '자신만의 방'이라고 설명한다. 


이제 이 책에 대하여 비판해보자. 


1. 지나친 이론화와 냉담함 

고통을 3인칭의 객관적·철학적 관점에서 다루어, 극심한 슬픔이나 비극을 겪는 독자에게는 감정적인 위로나 공감보다는 다소 냉담한 논리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 (물론 이후 루이스는 아내의 죽음을 겪고 쓴 <헤아려 본 슬픔>을 통해 실제적인 아픔을 다루기도 한다.) 


2. 동물 고통에 대한 불완전한 설명 

인간이 진화의 산물임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고통을 느끼는 동물의 존재에 대한 설명(동물은 자아가 없다는 데카르트적 이원론 등)은 현대 독자들에게 모순적이거나 설득력이 부족하다. 


3. 전통적 교리와 신학적 논란  

아담과 이브의 타락을 신화적인 관점으로 다루거나, 성경의 영감성을 부인한다는 보수주의 신학자들의 비판도 있기는 하다. 또한 루이스의 구원관이나 천국에 대한 이해가 지나치게 도식적이라는 반론도 있다.  


정말로 전지전능한 조물주가 있어서 완벽한 인간과 인간세상을 만들기로 결정했다면, 천상락만 누리는 놀이동산의 어리석은 인형들로 채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갖 희노애락과 산전수전이 벌어지는 세상 속에서 고통과 역경을 겪는 가운데 진정한 사랑과 지혜를 하나씩 깨우쳐가는 수준 높은 인간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자신의 신성을 쏙 빼닮은 인간을 내려보내어 물질 세상의 다사다난함을 충분히 극복해낼 것으로 믿고, 신은 더이상 이 세상의 환난과 고통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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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의 프린키피아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하학
안상현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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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중력장 방정식을 계산해가면서 숙독한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1천명도 안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그 기하학적 증명을 이해하면서 숙독한 사람도 대한민국에서 1천명도 안 될 것이다. 


일찍이 뉴턴의 <프린키피아> 번역본을 국내에 소개한 사람은 수학자 이무현 선생과 천문학자 조경철 박사가 있었다. 나도 이무현 선생의 <프린키피아>를 보긴 했지만 너무 직역에 충실한 것인지, 내용상의 증명 과정을 따라가는 게 너무나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천문학자 안상현 박사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유학했던 인연으로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현대의 독자들을 위해 마음먹고 번역한 것이다. 


미적분학의 공동 창시자인 뉴턴은 이 책 <프린키피아>에서 미적분 계산을 조금도 사용하지 않았다. 당시의 학자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미적분을 동원했다가는 적지 않은 오해나 어려움이 있을 것을 예상했던 뉴턴은, 차라리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모든 방정식을 유클리드 이후로 전래되어 온 기하학을 이용하여 증명했다. 


그런데, 이 기하학적 증명 역시도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원이나 포물선은 기본이요, 타원과 쌍곡선 기하학까지 동원되는데, 한국 고등학교 수학과정에선 다소 생소한 '원멱 정리' 같은 개념이 있어서 마냥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참을성 있는 독자라면 고등학교 수학 기억을 되살려가면서 찬찬히 따라가면, 마침내 그 유명한 <만유인력의 법칙>과 나아가서 <케플러의 3가지 법칙>까지 유도되는 과정을 음미할 수 있다. 


이무현 선생의 <프린키피아>에서 다소 실망했던 나는 이 책 안상현 박사의 <프린키피아>를 통해서 마침내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 도출되는 사고 과정을 온전히 따라갈 수 있었음에 안도했다. 


17세기 후반, 영국의 한 천재가 완성한 수학과 물리학의 기본 체제는 21세기 중고등학생들의 교과 텍스트로 면면히 이어지고 있음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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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18가지 재료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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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는 자유시장 중심의 실증적 효율성보다는 언필칭 '인간 중심의 경제'라는 가치 지향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가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을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개입해야 한다는 규범적 주장을 담고 있다.

이와 같은 논조는 '시장은 모름지기 이래야만 한다'라는 "규범경제학적" 사고인데 자본주의 본연의 가치를 훼손하고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1. 경제적 효율성 저해와 규범적 가치의 충돌 (규범경제학적 비판)

장하준은 분배의 공정성, 노동자의 권리, 환경 보호 등 사회적 가치(규범)를 우선시하기 위해 시장에 대한 적극적 개입(자본주의 통제)을 주장한다.

이는 '자유로운 시장 경쟁'이 가져다주는 실증적 효율성을 희생시킬 수 있는데, 무엇이 '공정한가'에 대한 저자의 규범적 판단이 오히려 전체적인 생산성을 떨어뜨리거나, 경제 주체들의 동기를 저해하여 장기적으로 더 큰 사회적 비용(비효율성)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문제를 수반한다. 


2. 국가 주도 통제의 위험성과 관료주의 (자본주의 통제 차원의 비판)

장하준은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의 산업 정책과 복지 제도 강화를 핵심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기능을 국가가 강하게 통제할 경우, 시장의 자생적 조정 능력이 마비될 수 있고, 특히 정부의 잘못된 계획이나 정보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거나, 관료주의적 경직성으로 인해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3. '보호주의'와 '정부 개입'의 이중잣대 가능성

<경제학 레시피>를 포함한 장하준의 주장은 개발도상국의 유치산업 보호나 선진국의 산업정책을 옹호하는 등, 자유무역과 시장 개방에 비판적인 '보호주의적' 성향을 띠고 있다. 

이를 규범적으로 '정의로운 통제'라고 스스로 주장하고는 있으나, 상대국 입장에서는 불공정 무역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또한, 국가가 기업과 노동시장에 개입하는 수준을 너무 높일 경우,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고 투자 감소를 불러일으켜 오히려 경제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는 현실적 부작용마저 존재한다. 


4. 획일적인 가치 강요의 위험성

규범경제학은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가치 판단을 핵심으로 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언필칭 '인간적인 자본주의'라는 가치가 보편적일 수는 있지만,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현실에서 국가의 힘으로 획일적인 경제 구조를 통제하려 할 때, 오히려 다양한 경제적 기회와 창의성이 말살되는 '비인간적인 통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요약하자면, 장하준의 경제학은 규범경제학적으로, 우선 듣기에 좋은 '인간 중심적' 자본주의를 지향하지만, 자본주의 통제라는 수단을 통해 이를 실현하려는 방식이 시장 효율성 저해, 정부 실패, 보호주의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더 큰 사회적 비용이 수반될 수도 있기에, 이로 인하여 정작 고통받는 '선량한 일반인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비판 대상이라 하겠다. 


* 저자 장하준은 장재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의 아들이며,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장하성이 저자의 사촌형이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주도하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영세 자영업자의 고용 감소 등 경제 정책적 비판을 받았으며, 특히 퇴임 후 부동산 및 소득 관련 '국가 통계 조작' 의혹의 윗선으로 지목되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이 주요 과오로 꼽힌다. 


이러한 저자의 집안 배경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이 책 <경제학 레시피>는 시장 경제에 진영 논리를 과도하게 투사함으로써 수단을 가리지 않는 시장 통제와 왜곡을 재현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읽혀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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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치유하는 의사 (보급판, 반양장) - 빅터 프랭클의
빅터 프랭클 지음, 유영미 옮김 / 청아출판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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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언가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위해서 자유롭다. 즉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모든 조건에 대해 나름의 태도를 취할 자유가 있는 것이다.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스스로를 넘어선다는 뜻이다, 나는 인간 실존의 본질을 자기초월(self-trenscendence)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정신분석은 정신적인 것을 의식하게 하고자 노력한다. 반면 로고테라피(의미치료)는 영적인 것을 의식하게 하고자 한다. 실존분석으로서의 로고테라피는 인간이 특별히 실존적 본실상 책임지는 존재라는 것을 인간에게 의식시키고자 한다. 여기서 책임은 의미에 대한 책임을 말한다. 


로고테라피로 확장된 심리치료나 로고테라피 형식으로서의 실존분석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지만 임상적으로 전혀 병들었다고 볼 수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가치의 세 범주: 창조적 가치, 경험적 가치, 태도적 가치

세 번째 범주의 가치는 인간이 삶의 제약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 하는 점에서 실현된다. 


실존분석의 의미에서 로고테라피를 사용하여 환자가 최대한 힘있게 살게끔 하려면, 우리는 그에게 모든 인간의 삶은 일회적인 길을 통해 이를 수 있는 유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기면 하면 된다. 


보편적인 삶의 의미를 묻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런 질문이 구체적으로 ‘나만의’ 실존이 아니라, 모호한 ‘the Life’를 의미한다면 잘못된 질문이다. 즉 인간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은 삶 자체다. 인간은 질문할 필요가 없다. 인간은 오히려 삶에서 질문을 받는 자다. 그리고 삶에 대답해야 하며, 삶을 책임져야 하는 자다. 하지만 인간의 답변은 구체적인 삶의 질문들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일 수밖에 없다. 삶을 책임감 있게 살아가는 가운데 답변하는 것이며, 실존하는 가운데 실존적 물음에 답변해 나가는 것이다. 


의사는 환자의 삶에 의미를 줄 수 없다. 의미는 결국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환자 스스로가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인생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 고통으로 충만한 것도 충만한 것이다. 그는 고통 가운데 성숙하고 성장했으며, 고통은 그에게 성공적인 연애가 줄 수 있었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었다. 


원칙적으로 로고테라피는 종교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이다. …

로고테라피에서 종교는 대상일 뿐, 로고테라피가 종교를 토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

심리치료의 목표는 영혼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러나 종교의 목표는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다. 


결국 심리치료는 기법보다는 예술이고, 학문보다는 지혜에 근거한다. … 의료적 영혼 돌봄은 본질적으로 모든 의사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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