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
레베카 하디먼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







할머니, 아들, 손녀...

삼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소설 <83년째 농담중인 고가티 할머니> 를 읽었다.



예전에 제목에 '할머니'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책을 읽은 적 있는데 제법 재미있게 읽어서 다른 사람한테 선물까지 한 경험이 있다.

(TMI 지만 그 책의 제목은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였다)

이 책 역시 제목에서부터 주인공이 "보통이 아닌" 할머니임을 암시하는데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표지가 너무 내 스타일이라(?) 읽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기고 말았다....ㅎㅎㅎ



앞서 말했듯 이 책의 주인공은 할머니다. 고가티 할머니,

그리고 그의 아들과 손녀 역시 주인공인데 이 세사람이 겪는 일들과 상황이 속된 말로 골 때린다...ㅋㅋㅋ



우선 이 책의 주인공이자 무려 83세의 고가티 할머니는 상점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좀도둑질하는 소소하지 않은 사고를 시작으로 마트 주차장에서 사고 내기, 자기 집 부엌에 불 내기, 요양원 탈출하기, 아들 허락없이 손녀딸 데리고 미국 가기 등 정말 별의별 사고를 친다.

게다가 주절주절 말도 많고 약간 분위기 파악도 못하는? 그래서 사고를 수습하는 아들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그런 분이다.


그의 아들 케빈은 50대의 평범한 가장이지만 실직된지 얼마 안 되어 바쁜 아내 대신 아이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바쁘고

딸의 기숙학교 직원에게 잠시 흑심을 품고 결혼생활을 파탄날 뻔한 인물이다.

언제나 어머니와 딸이 벌려놓은 일을 수습해야하다보니 연민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본격적으로(?) 외도를 하지 않았지만 그런 마음을 품었다는 점에서 당해도 싸다라는 마음이 살짝 들었던 캐릭터였다.



그리고 이 셋 중 나의 최애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고가티 할머니의 손녀딸 에이딘.

에이딘은 솔직히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본 캐릭터이기는 하다. 물로 이게 미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은 아니지만^^;

다소 반항적이고 상대적으로 잘난 형제자매와 비교당하고 다자녀 집안에서 아싸를 담당하는 아이는 어디에나 있으니까...

왜 모범생인데다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캐릭터보다 지극히 그 반대인 캐릭터에 끌리는걸까ㅋㅋㅋ



이 세 명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는데 이들이 사고를 치고 수습해가는 과정이 시트콤처럼 계속 된다.

그 사고라는 것이 벌어지기 전에 작가가 친절히도 복선을 깔아주는데 설마 설마 했던일이 실제로 일어나고야만다ㅎㅎ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큰 사건은 아들이 어머니를 위해 고용한 상냥하고 친절한 가사도우미로 인해 벌어지는데

여기에서는 갑자기 또 할머니와 손녀의 모험이야기가 시작되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읽다보니 가족을 주제로 한 소설, 유머가 담긴 소설, 어드벤처 소설 다 담고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음!ㅋㅋㅋ



그래도 가장 크게 다가오는 주제는 가족이었던 것 같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서로 아끼고 사랑하지만 때로는 짜증을 유발하기도 하는 존재...하하

가족이라고 서로 모든걸 다 알 수는 없다. 누구나 비밀은 있으니까ㅎㅎ

나 역시 내가 겪은 모든 일들과 느끼는 감정들을 가족들에게 시시콜콜하게 이야기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힘들때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건 가족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부디, 우리 가족은 고가티 가족처럼 사고치고 알아서 해결한답시고 쉬쉬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ㅋㅋㅋ특히 아들들ㅋㅋㅋ??


마지막으로 이 책의 배경과 작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 책의 배경은 그야말로 생각치도 못하게, 아일랜드였다!! 난 왜 미국이나 영국일거라는 편견을 자겼을까?? 여튼!

작가인 레베카 하디언이 아일랜드계 미국인이라고 하는데 그러고보니 책에 아일랜드(주인공들이 사는 곳)와

미국(등장인물들이 아일랜드 외에 방문하는 유일한 나라)아 배경으로 나오는게 다 이유가 있었나보다...

더불어 고가티 할머니의 손녀 에이딘이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보내져 지내게되는 기숙학교에서의 학창시절 경험,

고가티 할머니가 잠시 머무는 요양원에서 친구와 함께 일한 경험을 토대로 이 첫 소설을 썼다고하는데,

그래서일까 기숙학교와 요양원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생생하고 실재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심지어 가본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간혹가다 이야기의 배경인 아일랜드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때 과거와는 달라져버린 현재의 모습에 어린 작가의 씁쓸한 마음이 기억에 남는다.

작가의 나이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요즘의 아일랜드가 작가가 어린시절 살았던 아일랜드와는 많이 달랐졌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하긴 어디가 안 그러겠냐마는..^^;





진짜 마지막으로...

<83년쨰 농담중인 고가티 할머니> 의 원제목은 <Good Eggs> 이다.

한글버전과는 대조적으로 아주 심플한 Good Eggs 의 뜻은 좋은 사람이나 상냥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나도 좋은 사람이 되야징~~!! 이건 너무 가식적인것 같고ㅋㅋㅋ

좋은 사람, 상냥한 사람이 되기 쉽지 않은 세상에서 지킬거 지키면서 적어도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