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놀이 스콜라 어린이문고 37
이나영 지음, 애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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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와 '놀이' 두 단어가 주는 느낌은 매우 다르죠. 아픔이라는 느낌의 '상처'와 즐거움 이라는 느낌의 '놀이'가 어떻게 한 단어로 조합이 되었을까요? 과연 상처놀이는 무슨 뜻일까요? 즐거운 상처를 스스로 자기몸에 그리는 놀이라는 '상처놀이'. 책 제목을 보자마자 제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답니다.


📖
아빠의 가정폭력으로 큰 상처를 가진 시원이. 아빠는 술만 마시면 엄마와 시원이를 때렸고, 엄마와 시원이는 불안함 속에서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지닌 채 겨우 살아가고 있었어요. 그런 시원이가 이해할 수 없는 같은 반 가영이. 가영이는 가짜 상처를 손등에 그리는 상처 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친구들의 관심을 받는 것이 좋은 가영이는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자 더욱 어깨에 힘이 들어갔죠. 심지어 선생님도 아무렇지도 않게 궁금해하자, 시원이는 짜증이 났어요.

🔖시원이는 슬슬 짜증이 났다. 엄마와 자기 몸에 있는 진짜 상처들이 생각나서였다. 상처는 징그러운 게 아니라 아픈 거다. 그리고 상처는 놀이가 될 수 없다. (P.19)



상처 놀이는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어요. 예서가 다치고 왔는데도 아이들은 장난인 줄로 알고 예서의 상처를 마구 건드렸거든요. 선생님은 무척 화가 나셨어요.

🔖"그런 건 놀이가 아니야. 너네한텐 장난일지 모르지만 진짜 상처가 있는 사람한테는 끔찍한 고통이라는 걸 생각해." (P.33)



사이가 좋지 않은 시원이와 가영이. 선생님은 시원이와 가영이를 '비밀의 화원'으로 데리고 가요. 학교의 버려진 화분들을 화원으로 데려가 다시 살리고 가꾸는 일을 돕게 되지요. 시원이는 처음엔 늘 밝기만 한 가영이가 싫었어요. 하지만 점차 가영이도 공부만을 강요하는 바쁜 부모님의 무관심에 상처받아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식물들이 마치 자신처럼 느껴지기도 해 마음이 이상했어요.

🔖시원이는 툴툴대며 미모사를 툭 건드렸다. 그러자 미모사가 놀란 듯 움츠러들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자 가슴 한쪽이 뻐근해졌다. 아빠가 주먹을 들 때면 흠칫 놀라는 엄마와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P.47)



그날부터 비밀의 화원은 시원이와 가영이의 안식처가 되어주었어요. 사장님의 관심 어린 말 한마디에 위로를 받기도 했고, 다 죽어 뿌리만 남아있던 화초들이 힘차게 다시 솟아오르는 것을 보며 무언지 모를 큰 희망을 느꼈답니다. 가영이와 시원이는 서로 솔직한 마음에 상처를 주고받기도 했지만, 화원은 아이들의 유일한 휴식처였어요.

🔖불쌍한 척. 시원이가 싫어하는 단어들이었다. 불쌍한도 모자라 척이라니. 가영이에게 내뱉은 가시가 더 큰 가시가 되어 자신에게 꽂혔다. (P.82~3)



아이들은 아팠지만 성장했어요. 그리고 더 이상은 침묵하지 않았답니다. 목이 마르고 햇볕이 부족하면 온몸으로 표현하고 말하는 식물들처럼 상처받은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어른들에게 표현했어요. 어른들의 잘못을 아이들이 무조건 참고 기다리는 일은 잘못된 일이 분명하니까요.

🔖"목이 마르면 시들어서 물을 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햇볕이 부족하면 노랗게 색이 변하거든. 그럼 그때 물을 주고 햇볕을 쬐게 하면 돼. 물론 그렇게 되기 전에 보살피는 사람이 잘해야 하지. 얘네들이 무조건 참고 기다리기만 할 순 없잖아." (중략) 그 사람이 지금 네 모습을 보고도 모른 체한다면 더 확실하게 말해. 널 그렇게 만든 사람한테. 어떤 선택이든 네가 하는 거지만, 딱 너만 생각했으면 좋겠어. (P.101~2)



마치 불타버린 화원의 흙 속에서 솟아나던 싹처럼 아이들은 다시 시작했어요. 더 이상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표현하며 새로 태어나는 화초처럼 푸릇하고 반짝였답니다.

🔖"뜨거운 불길 속에서 이 작은 새싹도 견뎠는데 우리라고 못할까!"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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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영이와 시원이는 서로 다르지만 상처를 지니고 있었답니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고 생각했던 두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해가고 솔직한 마음으로 친구가 되어가고 성장하는 모습이 너무 따스했어요. 화원이 아이들의 안식처가 되어주어서 정말 다행이었고, 스스로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게 된 아이들이 너무 용감하고 기특하게 느껴졌답니다. 여러분도 아이들의 용기를 책을 통해 꼭 확인해 보세요! 강력히 추천합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직접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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