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모자 알맹이 그림책 53
조우영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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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어 좋은 알맹이 그림책
바람의 아이들의 새로운 #알맹이그림책 이자
#조우영작가 의 신간 <파란모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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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모자는 언제나 큰 모자를 쓰고 다녀요.
다리만 겨우 보일 정도로 엄청나게 큰 모자였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파란모자의 말을 잘 듣지 못했어요.
그래서 늘 #파란모자 라고만 불렀답니다.

누군가는 반가워하며 인사를 건넸지만,
파란모자는 어쩐 일인지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또 파란모자가 길을 다닐 때 여기저기 부딪히다 보니
사람들을 놀래켜 결국 파란모자를 피하게 되었답니다.
파란모자도 두려워 사람들을 피했고 말이에요.


파란모자에겐 그저 모자 아래로 보이는
작은 발밑의 풍경만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깊은 숲으로 간 파란모자는 사람들이 없어 좋았어요.
아무도 없으니 아무도 모르게 모자를 벗을 수 있거든요.
사실 파란모자는 모자를 벗고 다닐 용기가 없었어요.
사람들이 진짜 모습을 보면 기절할까 봐 말이죠.

그런데 언젠부터 인가 모자가 점점 작아졌어요.
몸이 자라 안에서 숨쉬기도 힘들어졌죠.
그러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던 모자가 투두둑!
사람들 앞에서 터지고 말았어요.
이제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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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모자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가득한 <파란모자> 그림책의 표지.
어느 하나 웃고 있는 사람은 없지만,
저는 어쩐지 파란모자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에 진심과 걱정이 보입니다.

사람들은 파란모자가 싫지 않아요.
파란모자가 무섭지도 않았지요.
혹시 나에게 부딪혀 상처받을까
걱정되어 조심하고 있었을 뿐..
사람들을 피한 것은 파란모자였답니다.

파란 모자는 발밑으로 보이는 풍경보다
더욱 큰 멋진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차마 사람들이 있는 밖으로 나가지 못했어요.
파란모자를 쓴 바람에 부딪히고 비를 맞으면서도
숲에 혼자 있는 것이 행복하다는 파란모자의 말이
저는 저의 과거를 보는 듯 너무 마음이 아팠답니다.

파란모자의 내면이 성장을 하고 드디어
작은 파란 모자를 찢고 나왔을 때,
본디 모습을 드러냈을 때,
"파란모자, 괜찮아?"라고
누군가 물어주어 정말 다행이었어요.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온 파란모자의 성장을
저도 너무 축하해주고 싶었답니다.

그렇게 껍질 밖으로 나온 파란모자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잘 들을 수 있었대요.
큰 모자를 벗었음에도 사람들은 파란모자를
변함없이 파란모자라 불러주고 똑같이 지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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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파란모자 자신의 몫이었어요.
그렇게 나의 껍질을 깨고 나올 때,
나는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어요.
그 누구도 대신 소통해 줄 수 없답니다.
세상을 향해 내가 먼저 나아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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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릴 때 무척 소심하고 내성적이었어요.
제가 제 성격을 내성적, 소극적이라고 적어낼 정도였죠.
제가 의견을 내면 저를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을 했었고,
뭔가 내 생각을 다른 사람 앞에서 얘기하는 게 떨렸어요.
너무 떨려서 목소리는 염소 소리가 되고 얼굴은 빨개졌지요.
정말 파란모자가 있다면 꼭꼭 숨고싶을 정도로 말이에요.

그러다 중학교 때 저도 제 마음의 파란 모자를 찢었어요.
내면이 성장한 제가 먼저 용기 내 세상으로 나왔답니다.
내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말할까말까 망설이는 생각들을
밖으로 꺼내도 괜찮다고 그렇게 저 자신을 응원했어요.
그때부터 전 "네가 A형이라고?" "내가 알던 너 맞아?"
소리를 들을 만큼 활발하고 적극적인 제가 되었습니다.

물론 사실은 아직도 두려워요. 그리고 힘도 들어요.
두려움이 사라지고 떨림이 사라진 것은 아니거든요.
아직도 내밀어주는 손을 외면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저에게 내미는 손을 잡아보니,
제가 세상에 고함쳐보고 제 의견을 말해보니,
사람들이 저를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피하기만 한다고 해결되는 건 없다는것도 알았답니다.
저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소중하다는 것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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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용기와 소통에 대해 다룬 그림책
<파란모자>를 읽는 내내 저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어요.
저와 비슷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꼭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직접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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