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향기 도사 - 제14회 소천아동문학상 신인상 수상작 작은걸음 큰걸음 32
성주희 지음, 권영묵 그림 / 함께자람(교학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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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향기를 지닌 사람인가요?"

요즘 '갑질'이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요.
인간은 모두 평등하며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할 존재임에도,
사회적 권력적 우위에 있는 사람이 갑의 위치에서
을의 위치에 있는 약자에게 부당하게 행동하는 것이지요.

백화점에서, 아파트에서, 주차장에서, 차에서, 직장에서
수많은 갑질들이 일어나고 사회적 약자는 피해를 당합니다.

<우리 아파트 향기 도사> 에도 여러 가지 갑질이 등장합니다.
윗집형 찬성은 노을이의 약점을 잡고 휴대폰으로 횡포를 부려요.
형의 아버지는 아파트를 지키시는 경비 아저씨께 횡포를 부리죠.
엄마는 회사 사장님에게 매출 현황 표 때문에 갑질을 당했고요.

가끔은 오소희 누나처럼 찬성이 형의 회장으로서의 갑질에 맞서
부당함을 당차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부당하게 폭력을 당했을 때
당당하게 맞서서 대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양하게 등장하는 사회적 갑질들을 보며 마음이 씁쓸했지만
갑질에 당당하게 대응하는 당찬 소희 같은 사람들 덕분에
이젠 갑질이 사라질 수도 있을 거라는 작은 희망도 느껴졌고요.
저부터 갑질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굳은 결심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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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태어나 눈이 안 좋은 노을이는 늘 두꺼운 안경을 써요.
대신 커다란 코 덕분에 남들보다 후각에 매우 예민하답니다.

노을이는 새로 이사 가게 된 아파트에서 윗집 형 찬성이를 만나요.
찬성이는 친절하지 않을 뿐더러 노을이의 실수를 약점으로 잡아
소문을 내겠다고 갑질을 하며 불평등한 계약을 맺어버렸답니다.

어느 날 경비실에 갔다가 경비원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랩을 하며 찬성이와 엄마 그리고
먹은 음식들까지 모두 알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겠어요?

어느날 노을이는 할아버지의 비밀, 향기수집소에 들어가게 되고,
할아버지가 400년간 향기를 모은 향기 도사란 것도 알게 됩니다.
노을이는 할아버지를 조르고 졸라 향기 권법을 배우기 시작하고,
향기 권법은 남을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닌, 세상을 이롭게 하는
권법이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노을이는 점차 향기력을 쌓아
사람들 고유의 냄새를 구분하고 원인도 느껴지게 되었지요.

어느 날 할아버지께 갑질을 하는 어느 아저씨를 목격하게 되고,
할아버지는 억울하게 아파트 경비실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갑질을 하던 아저씨는 다름 아닌 찬성이 형의 아버지였어요.

어느 순간 찬성이는 배꼽으로 냄새를 맡는 향기력이 생겼어요.
하지만 할아버지 향기 도사님은 결국 아파트를 떠나게 되었고,
찬성이 형은 소희 누나를 때린 것이 학교폭력으로 처리되어서
철저히 친구들에게도 외면을 받고, 징계를 받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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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이 형은 왜 소희 누나를 괴롭히고 싫어했던 것일까요?
형에게서 나는 분노의 매콤함, 질투의 톡 쏘는 향, 그리고
찌릿한 외로움의 향기는 과연 사라질 수 있었을까요?
할아버지는 결국 향기 수집소를 영영 떠나고 말았을까요?
갑질을 하던 사람들은 모두 그 갑질로 행복해졌을까요?
찬성이는 본인의 마음을 부모님께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노을이는 일찍 태어나 시력이 약한 아이였지만,
대신 후각이 남들보다 발달했기에, 자신과 다른 사람을
옳지 않은 일로부터 지킬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생기지요.

비록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긴 하겠지만,
나 자신이 지닌 사람의 향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실제로 사람의 향기는 표정으로도 드러나게 되는 것 같아요.

늘 짜증 내고 불만에 가득 차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람들은
짜증의 향기를 담은 찡그린 표정과 태도를 지녔을 거예요.
늘 행복하고 즐거운 생각이 가득 차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은
행복의 향기를 가득 담은 웃는 표정과 태도를 지녔을 테고요.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우리의 마음속은 어떤 향기가 날까요?
우리의 표정과 태도에는 어떤 향기가 베었을까요?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다짐해보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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