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누구‘에게 선물로 줄 양파 바구니를 안아들고길을 가던 셰본만 난데없이 낙엽을 뒤집어써야 했다.
가을바람이 불자 이라 공동주택 앞에 세워진 거대한 플라타너스 나무에서 낙엽이 우수수 떨어졌다.
재수없군. 셰본은 벌레 씹은 얼굴을 했다. 서리가내리기 전 낙엽을 뒤집어쓰면 첫눈이 내릴 때까지 운이 없다던데. 가을이면 고아원 원장이 매년 들려주던미신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그라졌다.
고독이 사랑을 시작하게 한다면,사랑을 끝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러나 두 사람은 친구가 되었다. 뭐, 세상일이란이해할 수 없는 일도 종종 생기는 법이니까 그렇게이상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