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28분. 이라 공동주택을 떠난 것이 한 시께였으니 지금 르웰린은 두 시간 가까이 밤거리를 떠돈 셈이었다. 르웰린은 입술을 깨물었다.
- 내가 여전히 좋아요?- 예, 좋아합니다.- ...왜요?
그래, 르웰린의 나약해 빠진 정신만 아니었다면,분명 그랬을 것이다.....}}
르웰린은 당혹스러웠다. 지난 9년간의 기억을 돌아보느라 여념이 없던 나머지 여기, 이라 공동주택에서 8킬로미터나 떨어진 구하수도까지 오는 줄도 몰랐던 모양이다.
뚝, 천장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고인 웅덩이에 파문을 일으키는 소리, 눅눅한 공기, 발치에 걸리는 질척거리는 물이끼, 마구잡이로 석회가 덧칠된 벽을 오르내리는 시궁쥐의 시커먼 그림자..., 르웰린은 그곳이어디인지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