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삶 - 배우고 익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지식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지음, 이재만 옮김 / 유유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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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함양을 종교성의 수준에 올려놓은 책. 저자가 19세기말 20세기 초 신학자임을 알고 봐야한다. 그럼에도 삶이 추구해야할 가치와 나침반이 사라진 세상에서, ˝공부하는 삶˝ 그 자체의 가치를 일깨우는 책. 다른 일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겠지만, 세상에 기여하는 일 중 하나로 공부를 놓고 그야말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책. 취업과 쓸모를 목표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지성사의 흐름을 일구기 위한 공부. 공부를 바라보는 신성한 시선이 주는 은근한 감동이 있다. 또 인생후반기를 앞둔 내게, 쓸모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내 삶의 마무리를 위한 공부의 길을 보여준다. 현대의 문투가 아니라 비유와 함축이 있는 표현들을 읽는 다른 시대에서 온 선생님의 목소리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예컨대

˝정신의 산들바람을 맞으며 생기를 회복한 아침 시간은 결실을 맺지 않을리 없다. 당신은 믿음을 가지고 아침을 시작할 것이다. 당신은 용기를 가지고 아침을 보낼 것이다. 아침 기도는 온종일 빛을 내뿜을 것이다. 내년을 대비해 연말에 종자 일부를 헛간에 남겨두듯이, 그 빛이 다하기 전에 저녁이 올 것이다. ˝(138)

또, 집중하여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세세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그 시간을 공부를 위해 떼어두고 정말로 온전하게 사용하려면 정해진 시간에 단숨에 일어나고, 아침식사를 가볍게 하고, 쓸데없는 대화와 무익한 초대를 피하고, 꼭 필요한 서신 왕래만 하고 신문은 보지 마라. ˝(144)

스마트폰이 우리를 놓아주지 않는 과잉정보 시대를 되돌아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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