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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하나님, 결혼 - 성경이 말하는 결혼과 남녀 관계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지음, 원마루 옮김 / 비아토르 / 2019년 6월
평점 :
닻을 내리자
('성,하나님,결혼'/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비아토르/ 2019)
근래 교제 고민을 나누는 친구들이 잦다. 오랜 시간 교제한 이들의 결혼 고민, 비그리스도인과의 교제 중의 복잡한 생각, 헤어짐과 새로운 만남 등 다양한 주제들이다. 누가 시원스레 답을 내려주면 좋으련만. 누구도 그렇게 해주기가 어렵다. 성경을 이리펴고 저리펴도 그렇다할 답은 없다. 성경이 연애, 결혼 지침서도 아니니 말이다.
다행히도 우리에게 묵직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가 있다. 바로 브루더호프의 장로였으며 복음을 살아내고 이웃을 사랑하며 산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다. 그의 책 『성, 하나님, 결혼』(비아토르, 2019)은 그리스도인의 성과 교제, 결혼에 대해 대담히 서술한다. 성경의 메시지와 원리에 뿌리박은 그의 주장은 우리의‘성’을 그리스도 안으로 온전히 편입시키도록 한다.
‘성’은 우리 시대의 뜨겁고도 민감한 부분이다. 동성애, 성소수자, 페미니즘은 물론이며 결혼관, 연애관, 아이양육, 성역할 등 ‘성’에 대한 모든 것이 재조명, 재해석되고 있다. 그 흐름의 주된 특징은 ‘개인의 만족, 개인의 권리와 선택의 존중’이 최우선의 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중심으로 재정렬된 ‘성’의 모습은 이렇다. 서로를 만족시키는 선 안에서의 결혼생활, 나의 권리를 보호하는 선에서의 아이양육, 자기만족을 위한 무분별하고 반복적인 연애….
성혁명이 일어난지 반세기가 흐른 지금, 인류는 더 행복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현시대를 설명하기에 크리스토프의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성의 해방을 논하지만 실제로는 성욕이라는 덫에 걸려 허덕’이고 있으며, ‘참된 사랑을 논하지만, 자아도취에 빠져있다.’(163p) 스스로 자유를 찾아 떠난 인간은 결국, 또다시 노예가 되고 말았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인 우리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거대한 주류문화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스도인이란,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이다. 시대를 읽어야 하나, 시대를 따라가서는 안된다. 성, 교제, 결혼을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의 영역이 아닌 ‘주되심’의 영역에 두어야 한다.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재정렬할 때에야 진정한 자유가 있으며 행복과 기쁨이 있다. 우리는 결코 그것을 잊어선 안된다.
우리에겐 ‘왜?’라는 질문을 차근히 던지며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앞서 산 선배인 크리스토프의 주장들이 덜 친절할 수는 있다. 시대의 분위기에 따르면 누군가는 ‘꼰대’라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성경에 닻을 내리고 시대의 조류를 버텨낸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늘날 예수님이 성에 관한 책을 쓰신다면 이렇게 쓰셨을 것이며, 그 때 사회에서 받으신 저항을 똑같이 받으실 것이다.’라고 한 피터 크리프트의 추천사에 매우 동의한다.
‘성’에 대한 고민이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든 일독을 권한다. 상당한 분량의 스터디 가이드는 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그리스도 안에’ 우리의 ‘성’을 편입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 거센 조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선 우리의 닻을 단단히 내려야 한다. 크리스토프의 책은 그 닻을 내릴 수 있도록, 그리스도께 날카롭게 순종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 책을 덮으며 주님 앞에 회개했다. ‘우리의 결혼생활과 아이양육을 나중심, 우리중심으로 생각했던 것’을.그리고 기도한다. ‘우리의 성은 물론이며, 우리의 모든 것이 그리스도 안에 온전히 편입되기를. 그리스도께로 온전히 닻을 내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