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대공원을 가기위해 버스를 탔다. 날씨도 기가막히게 좋은 탓에 가족단위 승객으로 꽉차 몇몇은 서서 가야했다. 그런데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않아 뒷좌석에 앉은 아이한테서 이상한 소리가 내기시작했다.-"끄윽.꽥.큭."첨에는 뭔가를 잘못 눌러서 나는 건가싶었다. 그런데 그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알고보니 장애가 있어 자기도 모르게 내는 거였고 옆에 앉은 어머니로 추정되는 보호자분이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흘리고 계셨다.-첨엔 다들 그냥 호기심에 약간 불편함 맘에 쳐다만 봤는데 꽤 오랜시간 지속되자 그게 힐난의 눈빛으로 혐오의 눈빛으로 바뀌기 시작했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아이의 보호자는 어느덧 얼굴이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나는 괜찮다고도 이해한다고도 하지못하고 그저 목적지에서 내려버렸다.-지나고보니 그건 틱장애였다. 만약 그 사실을 인지했다면 좀 더 편한마음으로 아무렇지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가끔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장애가 있는 이 없는 이가 이렇게 딱 분리되어 사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주어져야 한다고. 어쩌면 잘 몰르기에 이상하다고 불편하다고 여기는지 모른다.-꽤 오래 전 잠깐 스친 풍경을 일상을 이리도 깊게 기억하는 건 그 아이의 어머니 표정이 잊히질 않아서 일거다. 아이는 모른다. 그저 자연스럽게 행동 한 것일 뿐. 그 자리가 너무나도 힘들고 어려웠던 건 그 엄마였으리라. 장애를 가진 이의 부모로 가족으로 사는 건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힘겨울 것 같았다. -책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는 그런 점에서 조금이나마 그 가족들의 아픔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제목이 주는 무게감만으로 쉬이 페이지를 넘길 수 없었다. -저널리스트와 교수로 살아오던 부부는 딘과 케빈이라는 두 아들이 어느 순간 크나큰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인해 조현병이라는 병에 잠식되어가는 모습을 목도해야했다. -이웃들은 피하고 지역에서조차 외면받았다. 그 와중에 음악과 문학에 재능이 탁월한 두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부모는 학교와 병원을 데리고 오가는 삶을 살아야했고 자정이 넘어 걸려오는 전화에 마음을 졸이며 지내야했다. 결국 비극은 이 가족을 재능이 충만한 아이를 피해가지 않았다. -이 책은 총 593페이지로 다른 단행본 두 권을 합친 두께로 개인의 이야기만 다루지않고 학술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정신질환에 대해서도 다룬다. 그러다 보니 심도깊고 다각적인 측면의 텍스트가 되었지만 다소 어렵고 쉽게 읽히지는 않는 점도 있다. 하지만 한 번 읽어봄직한 작품이다. 남의 아픔을 쉬이 읽어내려가는 건 어쩌면 미안한 일일지도 모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