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를 아는사람들은 조금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어릴적 나는 까칠한 아이였다.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데다가 취향마저 뚜렷해 친구들은 나를 어려워했고 어른들은 특이하고 유별나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아주머니 꼭 더 좋은 아파트로 이사가세요."잘은 기억안나지만 복도를 쿵쾅쿵쾅 뛰어다니는 게 시끄러워 한소리했더니 나중에 씩 웃으며 내가 그랬단다. (죄송합니다. 제가 철이 없었어요. 층간소음 얼마나 고통스러운 건데...)-대학가서도 비슷했다. 누가 뭐라하면 꼭 지지않고 한소리 했고 울고싶을 때는 울고 항의할 때는 항의하고 암튼 결코 참지않는 아이였다. 나는 나를 바꾸거나 고칠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어느순간 사람들과 부대끼며 성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고 사회생활을 잘하는 친구가 부러워 그모습을 배우고 따라하며 조금은 둥글둥글한 사람이 되었다. (성격이 좋은 것과는 별개의 문제)-나와 다른사람은 싫어하기 보다는 그런사람으로 인정.불편한사람은 싫어하기보다는 거리두기.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이득따지지않고 표현하기.-어느 순간 사람은 모두 다른 이야기를 가진 한 권의 책이라는 생각을 갖게되었다. 호불호는 있겠지만.-하지만 어찌보면 내가 그렇게 변할 수 있었던 건 운이 좋게도 사랑으로 품어준 가족과 학업을 마칠 수 있었던 평범한 집안사정 그리고 선량한 지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일인분 생활자'를 보며 하게 되었다.-지방에서 올라와 나 홀로 벌어먹고 살아야하는 삶.기댈 곳이 전혀없는 삶.애초에 가정이 안락한 쉼터가 아니었던 삶. 정규직은 가져보지도 못한 삶 이라면 둥글둥글함은 커녕 세상에 분노를 터뜨리지 않은 것만 해도 장한 일이터. --그래도 나는 이미 2.5인분 생활자가 되었고 제일 힘든 시기도 간신히 지나왔으니 100% 이해하고 공감하긴 힘들었다. --하지만 어디선가 지옥고에 시달리는 일인분의 생활자라며 이 책으로 분노를 같이 터뜨리고 한 번 툭툭털고 다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그 어떤 일인분의 생활자라도 행복한 날이 오기를.그 사회를 위해 어른이 된 내가 수수방관하지는 않기를.간절히 빌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