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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인생 수업
장재형 지음 / 다산초당 / 2024년 3월
평점 :
내 인생에 각주가 많아지는 책!
[플라톤의 인생수업]은 [마흔에 읽는 니체]로 유명한 장재형 작가의 신작이다.
표지와 프롤로그 맞쪽에 이상(Idea), 미덕(Arete), 행복(Eudaimonia), 지식(Episteme)의 4가지 개념을 반복해서 적어둠으로써 독자들에게 플라톤 철학의 대표적인 개념을 이해시키고, 이 책에서 이야기할 더 나은 인생에 대한 화두를 제공하는 편집이 인상적이다.
이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의 제목은 인생수업을 위한 철학적 질문으로 1장은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 2장은 "어떻게 더 인간다운 삶을 살 것인가?", 3장은 "어떻게 더 행복한 삶을 살 것인가?" 마지막 4장은 "어떻게 더 아름다운 삶을 살 것인가?"이다.
목차를 살펴보면 이 책의 제목이 인생수업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수업이라 하면 보통 안내자이면서 조력자인 교사가 탐구질문을 제공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학생들이 탐구를 통해 찾아가는 과정을 밟아간다. 이 책 역시 안내자인 작가가 각 장의 제목을 통해 탐구질문을 제공하고, 학생의 역할인 독자는 플라톤의 철학으로 정리된 각 절들의 내용을 통해 스스로 탐구하도록 이끌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이 [플라톤의 인생수업]이지만 비단 플라톤의 철학만이 들어있지는 않다. 플라톤의 스승인 소크라스테는 물론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를 포함한 플라톤의 영향을 받은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이 곳곳에서 우리에게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조언해주고 있다. 작가가 [국가], [파이돈], [파이드로스]와 같은 플라톤의 저서들만 통달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철학자들의 저서를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책에 대한 나의 한 줄 감상평은 "내 인생에 각주가 많아지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를, 내 인생을 고민하게 만든 문장마다 밑줄을 그었고, post-it을 붙이고는 다시보고 또 다시보며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문장에 대한 나의 생각과 내 인생의 방향성에 대해 메모를 하게 되었다. 그러고나니 '아! 이 책은 내 인생에 대해 내가 스스로 각주를 달게 만드는 책이구나. 이래서 인생수업이구나!'하는 깨달음이 있었다.
예를 들어 1장 1절에서 작가는 [소크라테스의 변론]에서 '깨묻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라는 문구를 따왔다. 즉, 우리는 어린시절 경이로움이 가득 찬 눈동자로 세상을 호기심 강하게 바라보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서서히 고정관념에 갇히게 된다는 것이다. 캐묻지 않고 고정관념에 갇히게 되면 우리는 더 좋은 삶을 상상하지 않게 되니 변화 역시 생기지 않는다. 나는 언제부터 캐묻지 않고 안정을 추구하게 되었을까? 나의 1년 후, 5년 후, 10년 후에 대해 나는 어떤 상상을 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캐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문장에 대해 나는 이렇게 각주를 달았다. '나는 직업을 가지게 되면서 더이상 캐묻지 않게 되었다. 사회인으로서 공동체의 질서가 중요했기에 캐묻기보다는 나를 공동체에 맞추기 위해 애쓰는 시간이 많았다. 고정관념에 나를 적응시키기 바빠 나의 미래에 대한 상상이나 내 인생을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가꾸어 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게 되었다. 공동체 속에 숨어버린 오늘의 내 모습을 보며 만족했던 시간이 벌써 18년이다. 이쯤에서 나는 남은 내 인생에 대해 캐물어야겠다. '어떻게 더 가치있는 내가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한 번에 쭉 읽을 수 있을만큼 몰입도가 높은 책이다. 하지만 한 번만 읽어서는 안 되는 책이다. 나의 마음을 울려 내 인생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문장은 표시해두고 여러 번 다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작가가 안내해주는 플라톤의 철학을 통해 내 인생의 이데아를 인식하고, 미덕과 지식을 단단하게 세우면 우리는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