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키퍼 - 돌아간 여자들은 반드시 죽는다
제시카 무어 지음, 김효정 옮김 / 리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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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긴장감. 사라지는 쉼터의 여인들. 그리고 제니. 나는 제니가 살아있길 바란다. 케이티의 진실을 알게된 제니. 책 전반에 걸쳐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케이티를 살해한 진범을 향해간다.
책 전반에 깔려있는 이 말... <결국 물이 그녀를 삼켰어. 범인을 잡는들 케이티가 없다는 것은 달라지지않아.> 케이티를 살해한건 그 누구도 아닌 가해자를 가해자로, 피해자를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고 놓아두는 사회의 모순이 아니냐는 되물음이었다. 책을 덮으며 한숨을 쉬었다. 경찰은 사회를 지킨다. 피해자를 지키는 게 아니라 사회가, 제도가 만들어 놓은 규정의 틀을 지키는 것이다. 그안에 진정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과연 존재하는가.
제시카 무어 첫 작품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수려한 문장과 시점을 드나드는 사건의 중심. 그리고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페미니스트를 향한, 쉼터를 향한 증오심들이 훠트워스 형사의 찝찝함을 자극한다. 그러나 역시 그도 한 사람의 제도권 형사일뿐. 진실에 가까이 이르지 못하는 건 매 한가지. 그가 그의 딸에게 묻는말. 너도 사실은 아빠를 사랑하지?
사랑 한다. 안한다. 한다. 안한다.
과연 중요할까. 제도권내에서 과연 여성이, 사회적 약자가, 편견을 이겨내고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의문에서 시작해서 그 의문으로 끝난다. 그래서 범인이 누군인지, 케이티가 자살인지 살해당한 것인지. 그런것은 중요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케이티의 죽음 뒤에 우리가 가진 모순이 더 크게 자리잡고 그녀의 삶을 누르고 있으므로.


출판사의 도서무상제공으로 읽고 쓴 글이나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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