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지구에서 살아가려면 - 종말로 향하는 지구의 방향을 바꿀 9가지 녹색 제안
장성익 지음 / 풀빛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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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내가 느낀 건은 지구의 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하단 것이었다. 개인적으론 환경 교과가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필수로 지정되어야 할 정도로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환경에 대한 지식이 너무 많았다고 느꼈고 지엽적으로,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이 문제를 이해하고 있었구나 반성했다. 돌이켜보면 나도 환경에 대해 교육받은 적이 없었다. 최근 여러 기사나 프로그램을 보면서, 또 내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아이들이 살 미래는 더 좋은 환경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추측들이 이어지고 그것이 현실이 되는 것 같아 관심을 갖고자 읽었다.
저자가 현재의 위기를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찾고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자연의 유기적 시스템과 달리 산업혁명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전 세계의 바탕이 되는 자본주의의 기계적 시스템을 저자는 신랄하게 비판한다. 현재의 경제 성장의 굴레를 벗어던져야 더 나은 미래, 아니 최소한 더 나빠지지 않는 미래를 약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돈과 기술의 힘을 맹신하는 이들은 지금의 생태위기를 반성하기보다는 지구를 새롭게 관리하고 제어하는 인간 문명의 능력을 더 키울 호기로 여길지 모른다. 친환경 제품이라 홍보하면서 결국 물건을 많이 사라고 부추기는 것들이 자본주의의 특출한 능력이다. 문제는 개인이 일상적 실천과 생활양식을 바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결국 탈성장이 대안인 것인데 탈성장이 이루고자 하는 것은 경제적 풍요의 관점이 아니라 인간 삶의 풍요다.
환경정의는 '정의로운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하는데 나도 십분 공감했다. 생태적 전환의 과정과 결과가 두루 공평하고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인데 사실상 기후 문제는 불평등과 맞닿아있고 불평등은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라고 이 책은 말한다. 그러니까 환경의 본질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것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거다.
인간이든 동물이다 자기 본성에 맞게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에서 본래의 삶의 방식대로 살면서 공존해야 행복하다. 우리 인간들은 그동안 자연이 선물해준 수많은 것들을 공짜로 누리면서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것들이라 생각하고 자연이 주는 자원을 마음껏 썼다. 코로나같은 바이러스도 인간으로 인해 생긴거다. 인간본위의 사고를 버리고 본래적 가치를 지닌 존재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취급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인간이 이제는 지구, 자연과 다른 관계를 맺어야 하며 인간 스스로 새롭게 거듭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책의 첫 부분에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 알을 낳고 죽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알을 낳은 그 곳이 어째서 다른 곳보다 더 맑고 울창한 숲인지 설명하고 있는데 상상만으로도 그 공생, 상호 유기적 관계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부와 성장을 통한 행복이 아니라 행복의 참 원천을 새롭게 보는 지혜를 갖추기를 이 책을 독자들에게 요구한다.
읽으면서 많이 반성하고 또 경각심을 가졌다. 우리모두가 읽어야할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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