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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 쉼 없는 분주함 속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
수영.전성민 지음 / 루이앤휴잇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가수 이승환 의 <삼촌 장가가요>라는 노래를 보면 이런 가사가 나온다.
‘결혼이라는 건 숙제가 아니야.’
그렇다. 삶이라는 것은 몇 살까지 취업을 하고, 몇 살까지 결혼을 해야 하며, 몇 살까지 뭘 해야 하는 것이 정해져 있는 숙제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인생을 숙제하듯 살고 있다. 대학을 제 때 못가면 불안해하고, 부랴부랴 결혼을 하고, 집을 마련하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걸까. 좀 느긋하게, 내 속도대로 살면 안 되는 걸까.
사실, 우리 주변에도 늦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은 남들보다 6년이나 늦게 갔고, 직장 역시 남들보다 10년 이상 늦은 사람이 있다. 다른 사람 같으면 이를 만회해보겠다며 발버둥 칠 법도 하지만, 오히려 그 사람은 30대에 직장에 사표를 내던지고 훌쩍 배낭여행을 떠났다. 보통 사람의 눈으로 보자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바로 ‘바람의 딸’ 한비야 씨이다.
그녀는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6년간을 대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고졸 민간인’ 으로 보냈다. 기울어진 집안 형편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계속해야 했고, 그 때문에 온전히 공부에 매달릴 수 없었다. 과외, 클래식 DJ등 여러 개의 알바를 병행하면서 ‘대학에 가자’ 라고 다시 결심하기 까지 자그마치 6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다.
그녀는 비록 남들보다 뒤쳐져 출발했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었을 뿐. 그래서일까. 그녀는 자신의 삶을 증거삼아 “인생에서 너무 늦은 시기는 없다.”라고 말한다.
그녀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인생의 속도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 아니, 그 속도를 거부하며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삶의 방향이 분명하면 온 삶이 분명해지지만 삶의 방향이 분명하지 않으면 모든 삶이 불안해지고 문제투성이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방향이 정해졌다면 시간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목만으로도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가 큰 이 책은 삶을 숙제하듯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참의미와 더불어 느리지만 올바르고 제대로 가는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깨우쳐준다. 따라서 속도전 같은 삶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기에 충분하다.
경쟁에서 조금 뒤쳐졌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
또 남보다 앞서나간다고 해서 우쭐거릴 필요도 없다.
……
삶은 속도가아니라 방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