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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 짓다 - 듣는 순간 갖고 싶게 만드는 브랜드 언어의 힘
민은정 지음 / 리더스북 / 2019년 3월
평점 :
가끔 TV광고를 보거나 마트에 갈 때 보이는 제품들을 보며 "이 제품은 어떻게 이런 이름을 가지게 됐을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또, 독특한 이름은 사람의 기억에 오래 남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이름은 마케팅 홍보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궁금증을 잠시나마 해소할 수 있다.
이 책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저자가 직접 진행했던 32가지의 브랜드 사례가 책 속에 모두 들어있기 때문이다.
커피, 기차, 홍차, 비타민, 건강식품, 미술관, 주스. 올림픽 등의 브랜딩을 저자가 진행했다고 하여 깜짝 놀라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브랜딩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내용은 '누리로' 이름의 탄생인 '기차'이다.
기차는 1804년 영국의 발명가인 리처드 드레비식에 의해 탄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899년부터 시작이 됐는데, 이 때 처음으로 달렸던 열차의 이름은 모강 탱크형 증기기관차에서 이름을 따온 "모갈 1호"이다. 이어 1906년에는 순종의 연호를 따서 "융희호"라고 불렸고, KTX가 도입되기 전에는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일호, 비둘기호이다. 이중 제일 먼저 작명된 이름은 "통일호"인데,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에 통일을 염원하며 붙인 이름이다. 무궁화호는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채택된 이름이다.
이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왜 정치적인 이름이 열차에 붙여졌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열차는 전국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해 이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까? 지금은 TV나 인터넷등 홍보하기가 쉽지만 이 당시에는 홍보수단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이름을 붙이고 전국을 달린 것같다.
2009년에는 새로운 열차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여 이름을 정해야 했다. 새마을호와 KTX는 스피드를 이야기하지만 새로운 열차는 다른 이야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생각한 이야기이자 가치는 "기차 여행 본연의 즐거움과 여유"이다. 이에 적절한 이름을 찾기 위해 한글 사전을 살펴 보았고, 무궁화호라는 언어적 속성이 비슷하고, '세상으로'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누리로'가 새로운 열차 이름으로 결정되었다. 여기서 '누리로'의 '누리'는 '세상'이라는 순우리말이다.
'기차'를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이유는 바로 위 내용에 나와있다.
첫번째는 '기차'는 본래 정치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기차는 자동차보다 빠르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탄생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800년대에 나온 것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어렸을 땐 '무궁화호','새마을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기억은 나지만 '통일호', '비둘기호'는 처음 들어봤고, 또 한국의 통일을 위해 만들어진 이름이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누리로'라는 이름의 뜻이다. 모든 이름에는 뜻이 있다.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이름도 좋은 뜻이 담겨 있듯이 '누리로'도 이름의 뜻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누리로'가 순 우리말이고, '세상'이라는 아름다운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에 대해 놀랐다. 이 이름을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생각과 노력을 했을까?
이처럼 이 책에는 다양한 브랜딩 스토리가 담겨져 있다. 우리가 아는 브랜드지만 해당 브랜딩 네임이 탄생하게 된 이야기가 나오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다양한 네임을 생각해본 적이 있지만 그 네임을 탄생시킨다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 이 책을 보니 나도 해당 내용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같아 정말 좋았다.
마케팅 관련 업무를 보는 사람과 사업가들에게는 도움이 많이 될 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을 본다고 해서 최고의 네임을 찾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책 안에는 이러한 구절이 나온다 "어느 기업이나 자신만의 언어가 있다. 아무리 멋지고 좋은 슬로건이라 할지라도, 우리 것 같지 않으면 조직으로 스며들기 어렵다." 억지로 자신만의 이름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찾는다면 그것은 최고의 브랜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