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너는 나의 용기

적, 너는 나의 용기
우태현 지음 / 새움 / 2015년 10월

적, 너는 나의 용기>는 우태현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이며 추리 소설이다.

곧 대선을 앞 둔 시점에 서여의도 국회 뒷편 샛강에서 여자 시체가 발견된다. 이 여자는 전 청와대 대변인이었고 TV 시사토론 진행자인 정치인 이지선이었다. 유기현장은 깨끗했으나 사체에는 정액과 체모로 더렵혀 있었다. 혀가 잘린채 입술이 꿰메져 있었고 손가락 열개는 타들어가 있었다. 입안에서는 그림과 글귀가 적힌 종이가 나온다.
이지선을 시작으로 동료 정치인 안용수가 자신의 집에서 죽은채로 발견된다. 안용수는 심하게 고문받은 흔적이 있었고 고문 후에 처형 된 모습이었다. 이 사체에서도 그림과 글귀가 적힌 종이가 나온다. 이에 영등포서 강력반장 형균은 단순살인이 아닌 판단을 하고 수사를 하게 된다.
수사를 할 수록 단서들이 오래 전에 죽은 친형 성재하고 동고동락했던 문혁과 동료들의 곧 출판하게 될 출판물과 관계되었다는 것을 알고 형 성재의 동료들을 겨냥한 연쇄 살인임을 알게 된다. 이 살인 뒤에는 정치권 깊히 배후로 개입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고 형균은 형 동료들을 쫓는다. 이들은 한때 학생운동을 주도 했었고 사회 비판에 앞장 서고 혁명을 꿈꿨으며 사회 주의를 외쳤었다.
범인은 형균의 수사망을 피해 동료였던 유강재 교수와 문혁에게까지 미치게 된다.

오랜만에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재미있는 추리 소설을 읽었다.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흡입력과 이야기 전개에 놀라웠다.
많은 전문 용어들이 작가의 전문성을 느끼게 했고 사실적으로 섬세하게 묘사된 모습들이 실제로 눈으로 보고 있는 듯 해서 읽는 내내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실화라고 해도 믿었을 만큼의 굉장히 짜임새 있는 소설이다.
몇몇 독자는 사회파 소설이라해서 읽기 전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으나 읽다보면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내게는 우리나라 추리 소설 대표 작가라고 뽑을 수 있을만큼의 대단한 이야기였고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고 충분히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류전윈 지음, 문현선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5년 10월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는 류전원 작가의 신작이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사실 류전원 작가와 작품에 대해 알지 못했다. 중국 영화 중 '핸드폰'이라는 영화를 본 기억이 있는데 원작이 류전원 작가의 소설 '핸드폰'이라고 한다. '핸드폰'을 포함해 여러 작품이 영화화 되었고 국내에도 번역된 작품이 여러편 있다.

이 이야기는 리설련이라는 한 여자의 일대기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리설련과 남편 진옥하와 이혼하면서 부터다. 둘은 사이가 좋지않아 이혼을 한 것은 아니고 중국의 산아제한정책으로 인해서다. 둘은 아들이 하나 있는데 둘째 딸아이가 생겨 두 아이를 다 키울 수 없기에 수를 낸 것이다. 이혼하면 각자 한 아이씩 인정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혼은 진짜이지만 가짜로 이혼하는 것이다. 진옥하가 다른 여자와 재혼하면서 그 수는 6개월만에 틀어진다. 격분한 리설련은 이혼은 가짜였다고 진옥하를 고소하지만 법원에서는 이혼이 가짜였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려 패소한다. 리설련은 판결을 인정할 수 없었고 법원 관계자들을 찾아가 하소연하는데 돌아오는 말들은 리설련을 모욕하는 말들 뿐이었다. 그녀는 진옥하와 더불어 자기를 모욕한 사람들 모두 고소하기로 마음먹고 북경으로 간다. 뜻하지 않게 북경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열리는 기간이었다. 그녀는 운이 좋게 대회장에 출입하게 되지만 경비에 잡히면서 자기의 억울함을 토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 사건은 그녀가 고소하기로 했던 시장 및 법원 관계자들을 직장을 잃게 한다.
20년이 지나고 그녀는 20년동안 고소를 하고 있다. 또다시 북경으로 고소를 하러 가지만 진옥하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소설을 읽기 전에는 남편을 죽이지 않고 남편에게복수를 성공하는 한 여자의 복수극일 것이라는 추측을 해보았다. 복수극은 맞지만 리설련이라는 한 여자의 20년 동안 이어진 비극이다.
소설은 서론, 본론으로 진행되는데 서론은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이야기를 리설련의 고소 내용인 서론으로 소설을 채운다. 본론에서는 그녀 때문에 옷을 벗게 된 사위민이란 자가 20년 동안 리설련보다 더 잘 살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짧게 그려낸다. 그녀가 고소를 하게 되는 과정들은 정말 긴박하고 긴장이 넘친다. 시작은 남편에 대한 고소였지만 많은 사건과 사람들이 엮어져 눈덩이처럼 커졌다. 이 엮기는 과정이 통쾌하고 유쾌하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그리고 한편의 코메디를 보는 것 같이 큰 웃음을 준다.
소설 말미에 사위민을 다시 등장시킨 것은 리설련의 20년 간의 복수가 자신에게는 의미가 컸지만 결국은 의미가 없었던, 남들은 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반면에 스스로를 옭매고 고통스럽게만 했던 모습을 대비시켜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소설 속 많은 부분들에서 작가의 재치와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 중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보면 작가의 재치가 크게 느껴진다.
이 소설은 지금까지의 복수극 중 비교가 되지 못 할 가장 멋지고 슬픈 복수극이다.

맘마미아 월급 재테크 실천법

맘마미아 월급 재테크 실천법
맘마미아 지음 / 진서원 / 2015년 10월

진서원 출판사,맘마미아 작가의 맘마미아 월급 재테크를 읽었습니다. 많은 월급쟁이들이 월급날 만을 기다리며 한달을 버티지만 정작 월급날이 지나고 나면 텅빈 통장의 잔액을 보면 허무해지기 마련입니다. 재테크에 관심은 있지만 정작 정보와 실천력이 부족한 조보 월급쟁이들을 위한 재테크안내서 입니다. 결국은 저축과 절약이라는 큰틀에서 통장관리와 가계부 작성 요령까지 무척 세분화하여 기초부터 보험과 펀드에 대한 정보까지 담겨있어 읽는 동안 밑줄을 긋기까지 하였습니다.

통장발급요령과 쉽게 놓치기 쉬운 실수와 흔히 재테크에 있어 필요하다고 강조는 하지만 두루뭉실했던 용어 설명까지 친절한 재테크 실용서입니다. 저축과 절약 이외의 펀드, 주식, 경매 등의 투자로 인한 이익창출의 개념과 상품정보를 열람할수 있는 사이트 목록까지 꼼꼼히 안내 되어있어 투자에 대한 이해력을 쉽게 도와주는 점에서 다른 재테크 서적과 차별화 되어 있던 점이 무척 좋았습니디.

책의 구성은 각 챕터별로 재테크 상품의 용어와 종류를 소개하고 실천으로 이어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쉽게 접하고 실천할수 있는 순서로 가계부기입습관, 가계부기입으로 절약한 돈으로 가입하는 예적금, 카드발급요령, 저축한 여유금액으로 펀드, 주식, 부동산순으로 정보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험과 연말정산으로 생기는 절세효과를 강조하는데 세세한 설명과 쉬운 이해를 돕습니다.

알차고 좋은 내용이지만 이책에서 읽기에 조금은 불편하고 아쉽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하네요'로 끝내는 어색한 문장의 종결입니다. 매끄럽지 못한 문장에도 불구하고 재테크의 필요성과는 별개로 복잡하고 머리아픈 용어와 옮기지 못하는 실천으로 고민하는 초보 월급쟁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책으로는 분명합니다

나만 좋으면

나만 좋으면
마광수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10월

마광수 교수는 야하고 외설적인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학계나 독자들에게 논쟁이 자주 되는 작가 중 한명일 것이다. 현재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이고 1989년 장편소설 '권태'로 소설가로 데뷔하였고 소설, 시,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에서 50여권의 작품을 저서하였다.

'나만 좋으면' 소설은 5편의 단편들로 모아 놓았다.

<화혼>
주인공이 무더운 여름에 공부를 하기 위해 도망치듯이 내설악 백단사에 간다. 백단사에 머무는 동안 모란꽃의 요정 세라와 무궁화의 요정 루미를 우연히 만난다. 주인공은 세라와 루미와 갖가지 유희를 즐기며 섹스를 한다. 어느날 태풍이 불어오고 태풍으로 인해 모란은 뿌리채 뽑히고 무궁화는 밑둥이 잘려 나가 세라와 루미는 세상에 없었다.

<나들이>
남자와 여자가 자동차를 타고 자동차 안과이동하는 장소 곳곳에서 격정적인 섹스를 나눈다.

<귀족>
주인공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학교를 다니는 가난한 대학생이다. 주인공은 여전히 사회에 귀족과 천민이 존재한다고 맏고 있다. 주인공은 우연한 기회에 호스트바에서 일하게 된다. 귀족이라 할 수 있는 여성들에게 몸을 팔며 돈을 벌고 돈을 받지 않는 만남은 하지 않는다. 자신을 꾸미며 자기 지위를 높이길 바라고 귀족들을 동경하고 여전히 돈을 받고 여성들을 만나며 사랑을 나눈다.

<나만 좋으면>
과에서 스쿨버스라 불리는 프리섹스를 즐기는 여대생 이야기다. 과에서 섹스를 안해본 남학생이 없을 정도이다. 우연히 마광수 교수를 만나게 되면서 여러 방법의 섹스들, 마조히즘에 더 눈을 떠가며 섹스를 더 즐기고 섹스에 빠진다.

<'U.F.O'의 정체>
마광수 교수가 거의 매일 들르는 '몸부림' 바에서 혼자 찾아 온 한 여성을 만나게 된다. 그 여성의 정체는 외계인이고 마광수 교수에게 원기를 복돋워주고 힘내서 싸울 수 있게 도와주는 임무를 가지고 왔다.

소설 안에서 마광수 교수가 자주 등장하지만 이 소설은 허구이다. 야하고 음란하다. 주인공들의 외모와 남녀 성기 및 행위들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어서 읽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현재 많은 대학생들이 공부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비싼 등록금과 생활비를 위해 알바를 해야하고 이를 다 충당할 수 없는 사회 모습을 비판하고 있고 사실적이고 섬세한 성행위들 안에서 남녀 성차별을 비판하고 표현하려 했다. 책에는 마광수 교수의 시와 직접 그린 삽화가 들어가 있다. 재미있는 소설이었다고 말하긴 힘들다. 난해하기도 하였고 상당 부분들이 공감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불편했다.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잊혀져 있던 마광수 교수가 또한번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책이 될 것 이라 생각된다.

애프터 다크

애프터 다크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애프터 다크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이고 데뷔 25주년 기념 장편 소설이다.

소설은 밤 11시 56분 부터 아침 6시 52분까지의 하루 밤 새의 일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데니스'에 있다. 데니스는 패밀리레스토랑이고 우리는 카메라처럼 바라보기만 하고 개입하지 못하는 형체 없는 시선일 뿐이다. 이곳에는 한 여자애가 앉아 있고 한 남자가 들어온다. 여자애의 이름은 마리다. 한남자는 마리의 언니 애리와 친구이고 둘은 이미 어렸을 때 만난 적이 있는 사이이기에 그 남자는 마리를 먼저 알아보고 합석하게 된다. 그 남자는 다카하시다. 다카하시는 밴드에서 트럼본 연주를 하고 법공부를 하며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카하시와 마리는 어렸을 때 만났던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만남을 약속하며 다카하시는 자리를 떠난다.

우리는 애리의 방으로 가서 애리를 바라본다. 애리는 잠들어 있다. 우리의 시선은 마리와 애리를 교차하며 기록한다.

데니스로 가오루라는 여자가 찾아오고 마리에게 급하게 중국어 통역을 부탁한다. 마리와 가오루는 러브호텔 알파빌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폭행당한 중국인 창부의 통역을 도와준다. 가오루는 설치된 cctv를 통해 중국인 창부를 폭행한 사람을 알게 되고 폭행한 사람은 야근을 하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 시라카와다.

다카하시와 마리는 다시 만나게 되고 마리는 애리가 두달동안 깨려고 하질 않는 잠에 빠져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시라카와는 뺏은 중국인 창부의 핸드폰을 제외한 소지품을 버리고 핸드폰은 편의점에 두고 나온다.

마리와 다카하시는 산책을 하며 왜 법공부를 하는지 마리에게 속마음을 이야기 한다. 산책을 하며 편의점을 들르게 되는데 다카하시는 그 휴대폰을 발견하고 중국인 포주와 협박성 전화 통화까지 하게 된다..

마리는 애리의 방으로 들어와 애리의 침대 속으로 애리와 볼을 맞대고 언니를 느끼고 모든 것을 우리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야기는 끝난다.

아주 건강한 양치기 소녀 마리와 백설 공주처럼 예쁜 언니 애리의 이야기다. 애리는 왜 두달가량이나 잠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애리와 마리가 성장하는 과정이었던건지 모르겠다. 이 소설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다. 흔히 1인칭 시점, 2인칭 시점,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있지만 하루키는 3인칭을 우리라는 존재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래서 평범한 이야기가 기묘하기까지 하다. 또한 하루키답게 음악이 여러번 등장하게 되는데 퍼시 페이스 악단의 <고 어웨이 이틀 걸>을 시작으로 많은 음악들이 나온다. 소설 속 장면들이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음악들을 알고 있다면 귀로는 음악을 들으면서 눈으로는 직접 보고 있는 듯한 느낌까지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카하시가 시라카와가 두고 간 핸드폰을 발견하고 통화까지 하는데 이 장면도 무언가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마지막에 마리가 애리 옆에 눕게 되는데 늘 애리 옆에 누웠던 건지 다카하시와 대화를 통해 애리 옆에 눕게 되는 건지는 이야기해주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에서 하루키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놓치고 읽진 않았나 생각되어 진다.

하루키의 대부분 소설들처럼 애프터 다크도 형이상학적이고 기묘하다. 문장들의 표현은 아름답고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게 무척 재미읽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