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 속의 외침 - 2판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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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으로 위화 작가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옌롄커 작가와 비교하게 되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장르가 완전 달랐던 것이다. 위화의 첫번째 장편소설인 이 작품의 전체적인 인상은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같은 느낌이다


- 파편화된 어린시절의 기억들이 세피아 빛 필터가 한겹 씌어진 것처럼 채색되어 나열된다. 시간 순서는 무작위로 배치되었는데 반전 감동 같은 인위적인 기교라기보다는 어린시절을 회상하면서 기억들이 꼬리를 물고 둥실 떠오르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 주인공 소년은 가난한 부모, 농촌사회의 부조리, 사춘기 시절의 앳된 욕망, 친구들과의 우정이나 동경을 겪는다. 근데 이 모든 상황이 필터가 있는 것처럼 깊은 감정의 격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 이것이 위화 스타일이구나. 독자들은 이렇게 과몰입하지 않는 소년같은 순수함을 간직한 화자의 시선으로 부터 나름의 편안함을 느낄 것 같다. 위화 소설 내 주인공의 동력이라면 인간 본성에의 과한 충실이나, 신념이나 사상이 아니라 그냥 물 흐르듯이 살아가는 것으로 당장은 이해된다.


몇 권 더 읽어봐야겠다!

사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신념을 위해 목숨을 바칠 위인이 못 된다. 그저 내 몸속을 유유히 흐르는 생명의 소리를 숭배하는 그런 인간에 불과하다. 생명 그 자체를 제외하고는 살아갈 다른 이유를 찾지 못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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