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
기타가와 에리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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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가장 묘한 시간이 있다.
바로 해 질 녘이다.


낮의 소란이 가라앉고
밤이 시작되기 직전의 잠깐의 시간.


사람의 마음도 그 시간처럼
조금은 솔직해지는 순간이 있다.


책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는 바로 그런 감정을 담은 이야기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부터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
마치 누군가의 손을 잡기 직전의 공기처럼
조용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는 일본 드라마 각본가 기타가와 에리코의 작품답게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드라마처럼 그려진다.


도시의 풍경,
노을빛 거리,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사람.


이야기는 거대한 사건으로 독자를 끌어당기기보다
사소한 순간의 감정으로 마음을 움직인다.


말없이 함께 걷는 시간
서로의 마음을 눈치채는 순간
표현하지 못한 채 쌓여가는 감정


이런 장면들이 쌓이면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 감정에 스며든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치 노을빛 거리를 천천히 걷는 기분이 들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랑은 언제 시작되는 걸까?


눈이 마주친 순간일까
처음 말을 건넨 순간일까
아니면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순간일까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
그 질문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야기다.


사랑은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는다.
어쩌면 아주 평범한 순간에서
조용히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다는 느낌.
그 사람과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순간.


이 책은 그런 감정을 아주 섬세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읽다 보면
자신의 기억 속 어떤 장면이 떠오른다.


누군가에게는 첫사랑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오래된 기억일 수도 있다.


요즘처럼 빠르고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많은 시대에
이렇게 조용히 스며드는 이야기는 오히려 더 오래 남는다.


노을처럼 따뜻한 로맨스를 찾고 있다면
해 질 녘에, 손을 잡는다는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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