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66첫째, 국가가 금융산업에 개입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국가가 신용을 규제해서 양적으로 주무르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금융산업이 발전해요. 도산해야 하는 기업들을 우리가 보고 있잖아요? 자기 불황과 악성부채로 도산을 시켜야 하는 회사한테 돈을 더 빌려준다지, 돈을 빼려는 은행들한테 돈 빼지마. 돈 빼면 혼난다고 뒤에서 압력을행사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해서 부실기업이 생기면 결국 누군가가 돈을내어서 메꾸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정부가 ‘내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도산하 지 말게 해 하면서 키워줍니다. 그러면서 부실을 키우는 거죠.
p.51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p.140우리나라의 진보 또는 야당 쪽 사람들의 지적 담론 흐름을 보면 이분들중 상당수가 독재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1980년대 사회주의쪽으로 경도되었잖아요. 물론 1970년대도 그랬지만, 이들은 여전히 세상의 문제를 자본과 노동의 대립으로 단순화해서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걸핏하면 세상일을 외세와 민족의 대립으로 생각하는 것이고요. ..,문제는 한국 사회의 갈등을 모조리 이 두 잣대로 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막상 자본 안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해관계가 다르잖아요. 노동 안에서도 이해관계가 다르고 대규모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서도 그렇고요. 그런데도 그것을 하나로 묶어서 모든 사안을 자본과 노동의 대립으로 생각한다는 거죠. 훨씬 더 복잡한 문제가 있는데도 옛날에 생각하던 잣대로 모든 문제를 바라봅니다. 나머지 사람이 이야기할 수 있간조차 안 만들어지는 것이죠. 이게 20년간 이어지는 것 같아요.
p.138우리나라의 문제를 요약하면 경제가 독과점 대기업 위주로 되어 있다보니 원청, 하청으로 갈려 있고, 소득이 양극화되었다는 점인데요.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패자는 어떻게 할까요? 기업이패자가 되면 규모를 축소하거나 문을 닫게 해야 합니다. 그러면 패자 기업에 다녔던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업자에 대한 사회보장제도를 멀저 개선해야 합니다.
p.128양쪽에서 서로 합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메카니즘은 못 만들어내고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데만 빠져 있으니 일이 안 되는 기예요. 구조조정은 노동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경제 전체의 활력이거든요. 경제발전은 장기적으로 두 가지 수단으로 이루어집니다. 하나는 자본이 축적되고 노동자들의 실력이 올라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이 발전하는입니다. 그렇지만 그 중간에는 생산성이 적은 쪽 사람들이 생산성이 높은 쪽으로 끊임없이 옮겨가면서 사회 전체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