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불합리할 만큼 갑자기 사라지는게 얼마나 슬픈 일인지, 얼마나 격렬하게 당신의 마음을 쥐어짜고 깊숙이 찢어놓는지, 당신의 몸안에 얼마나 많은 피를 흐르게 하는지 상상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사무치는 건 자신이 온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느낌이다. 자신이 손톱만큼의 가치도 없는 인간 같다는 느낌이다. 무의미한 종이 나부랑이, 혹은 투명인간이 된 듯한 느낌이다. 손바닥을 펼치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점점 건너편이비쳐 보인다―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 P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