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 집에 비밀은 없어요." "비밀이 있는 곳에는 부끄러운 일이 있는 거야." 아주머니가 말한다. "우린 부끄러운 일 같은 거 없어도 돼." "알겠어요." 나는 울지 않으려고 심호흡을 한다. 아주머니가 내 어깨에 팔을 두른다. "넌 너무 어려서 아직 모를 뿐이야." 이 말을 듣자마자 나는 아주머니가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다는 사실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가서 언제나처럼 모르는 일은 모르는 채로 지내고 싶다고 생각한다. - P27
물은 정말 시원하고 깨끗하다.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맛이다. - P30
아주머니의 손을 잡고 오솔길을 따라 밭을 다시 지나올때 내가 아주머니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없으면 아주머니는 분명 넘어질 것이다. - P30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들지 않게 아저씨가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힘든 기분이지만 걸어가다 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내버려 둔다. 아저씨는 내가 발을 맞춰 걸을 수 있도록 보폭을 줄인다. 나는 작은 주택에 사는 아주머니를, 그 여자가 어떻게 걷고 어떻게 말했는지를 생각하다가 사람들 사이에는 아주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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