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곧바로 대꾸했다. "내가 할머니지만, 그사람들이 아는 그 할머니는 아니야. 그러니까 아는 척좀 하지 말라는 거야." 어머니 말이 맞았다. 어머니의 서사는 그 누구의 서사와도 다른 게 당연했다.  - P230

그 피크닉에서는 남녀 모두 스스럼없이 잔디밭에 눕고보냉병 몇 개에 나눠 담은 맥주를 돌아가며 입을 대고 마셨다. 말하는 사람에게 딱히 집중하지 않았고 위아래나친소 같은 관계도 잘 구분되지 않았다. 중심인물도 외톨이도 심부름꾼도 없었다. - P160

나는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김선생님이 잘 아는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 정도면 잘 아는 사람이죠. 여긴 교민 커뮤니티예요." 김선생의 말투는 변명보다는 훈계조였다. "여기는 각자가 알려주고 싶은 만큼만 알면서 살아요. 그게 잘 아는 거예요."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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