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게 별로 없었지만 실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존자 씨와 병찬 씨. 그들의 생애는 서로를 살리며 흘러왔다.
한 고생이 끝나면 다음 고생이 있는 생이었다. 어떻게 자라야겠다고 다짐할 새도 없이 자라버리는 시간이었다.
고단한 생로병사 속에서 태어나고 만난 당신들, 내 엄마를 낳은 당신들, 해가 지면 저녁상을 차리고 이야기를 지어내는 당신들, 계속해서 서로를 살리는 당신들, 말로 다할수 없는 생명력이 그들에게서 엄마를 거쳐 나에게로 흘러왔다. 그들의 엄마, 그 엄마의 엄마, 그 엄마의 엄마의 엄마로부터 흘러내려온 생명력일 것이다. 어쨌거나 생을 낙관하며, 그리고 생을 감사해하며,
알 수 없는 이 흐름을 나는 그저 사랑의 무한 반복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들이 나의 수호신들 중 하나였음을 이제는 알겠다. 기쁨 곁에 따르는 공포와, 절망 옆에 깃드는 희망 사이에서 계속되는 사랑을 존자 씨와 병찬 씨를 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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